利먭꺼李얘린 �ㅼ젙
방송: 오전 11시 ~ 12시 연출: 김기덕  진행: 김기덕  작가: 피정우, 오기쁨  음악에세이작가: 박지은
 
이름: 조회:
2008년 4월 10일 목요일 방송 원고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34화 - 우리 집


(M) 주제음 : Our House / Crosby Stills Nash & Young


(E) 탁탁 뛰어오는

 

     오빠. 

     왜 이렇게 늦었어.

     미용실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머리 비슷한데? 한거야?

     으유.. 한거야.

     가자. 안 그래도 전화 두번이나 왔었어.

(E) 걸어가고

     어머니 아버지한테?

     그래~ 

     오빠 딴 일 때매 늦는다고 하지.

     그랬지.

     잘했어. 센스쟁이네?


(E) 멈추는

     여기야.

     .....여기?

     어.. 왜?

     아니야. 여기.. 재개발 돼?

     아니?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그래? 

     야. 뭐야 너. 지금 우리집 낡았다 이거야?

     아니... 

     들어가자. 

     어. 먼저 들어가. 따라갈께.

(E) 대문 열고 먼저 들어가면


     (혼잣말처럼) 진짜 낡았네...?

(M) 사랑해 - 윤은혜, 마이티

 

(E) 문 열고 나오는


     어후.. 너무 배부르다. 우리 엄마 너 온다고 할 줄 아는 요리는

        다 하셨더라.

     그러게...

     그런데 너는 왜 그렇게 못 먹었어?

     그냥. 그런 자리에서 잘 먹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냐?

     편하게 해. 봐서 알겠지만 우리 식구들 털털하고 그래..

        격식같은 거 따지는 사람들 아니야.

     맞어.. 다들 좋으시더라.

     근데 표정은 영 아니다?

     그게... 오빠.

     응?

     우리... 집은 어떻게 해?

     집?

     결혼하면.. 집 말이야.

     아까 우리 아버지 얘기하시는 거 못들었어?

        뭐.. 요새 서울 집값이 장난도 아니고. 첨부터 사주진 못해도

        전세값은 대주신다고 하잖아.

     아니.. 그런데 그 전세값이...

     왜.

     아버님 말씀하신 오천만원으론 서울에서 웬만한 전세 구하기 힘들어.

     (자존심 상하지만) 내가 회사 다니면서 모아놓은 것도 좀 있어.

     (조심스럽게) 얼마나?

     한... 이천만원 정도.

     겨우 그거 모았어?

     겨우? 야.. 나 회사 생활한지 2년밖에 안됐어.

        월급이라봐야 이백 좀 넘는데. 그중에서 백만원은 적금이랑 펀드

        쪼개서 넣고. 그나마.. 펀드도 요새 반토막나서..

     후.. 알았어. 그만해..

(M)  Pokarekare Ana / 박정현

(E) 두 사람 걷는 소리


(침묵 흐르다가)


     아까부터.. 표정이 왜 그래. 말도 안하고.

        답답하잖아. 

     솔직히.. 그 이천만원으로 결혼비용도 해야 할 거 아냐.

        남은 거 얼마.. 전세자금 보탠다 그래도... 그게 얼마나 되겠어?

        육천도 안되는 돈 갖구 어디서

        멀쩡한 아파트 전세라도 구할 수 있겠어?

     듣다 보니까 좀 그렇다?

     뭐가?

     결혼을 나 혼자 해?

     뭐?

     그래. 그러는 넌.. 나보다 회사 생활도 배는 많이 했으니까

        얼마나 모아놨는지 들어나 보자.

     참나..

     참나가 무슨 참나야~ 사람 관계는

        남녀불문 공평해야 한다 그런 건 너야.

     집은 남자가 하는 거잖아! 내가 얼마 모아놨냐가 왜 중요해?

        냉장고 텔레비젼 이런 거 못해갈까봐?

     그래. 집은 남자가 해 가는 거라고... 누가 정해놨는지는 몰라도..

        그렇게들 말하는데... 그렇다 쳐.

        우리 부모님한테 오천만원은 큰 돈이야!

        아버지 공무원 생활하시면서 내내 청렴하셨고.

        그런 가운데 2남 1녀 대학까지 다 마치게 해주셨는데.

        거기에 오천만원까지 해 주시는 거면. 큰 거라구!

     그래.. 그건 그래. 그치만 내 입장도 생각해 줘.

        나도 우리 엄마 아빠한테는 귀한 딸이야. 나도 오빠처럼 똑같이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 다녔고.

        남들 어렵다고 하는, 임용고시도 패스해서.

        신부감 1순위라 그러는 교사도 하고 있어.

        그리고. 나랑 비슷한 조건에 있는 여자들은

        최소 33평짜리 아파트는 가지고 있는 남자랑 선봐서 결혼도 해.

     (자존심 상하고) 뭐?

     무..물론... 내가 그러고 싶다는 건 아니야.

        내가 그러고 싶었으면 진작 그랬지.. 왜 오빠랑 결혼하겠다고 했겠어.

     너.. 그런 앤 줄 몰랐는데.. 오늘 정말 달리 보인다.

     오빠! 말했잖아. 내 입장도 생각해 보라고.

        우리 엄마는 저번에 오빠가 우리집 인사 다녀간 뒤부터

        집 문제는 어떡할 거냐고 계속 물어보신단 말야.

        최소 20평대 아파트 전세는 생각하고 계시는데.

     미안한데. 오늘은 그만 얘기하자.

     이런 말 꺼내기도 쉽지 않은데. 그냥 해.

        20평대 전세 구하려면 요즘 최소 1억은 있어야 돼.

     그래. 니 말대로 그 정도 있어야 된다 그러면.

        나머진 대출 받으면 돼.

     뭐? 대출?

     우리 둘 다 월급 받으니까, 다달이 갚아나가면 된다구.

     빚을 안고 시작하라구? 겨우 20평대 전세 얻으면서?

     야! 너 말이면 단 줄 알아?

     야아?? 지금 나한테 야라 그랬어 오빠?

     내가 그만 하자 그랬지. 안 그러면 니가 진짜 싫어질 것 같아서

        그만하자 그랬던 거야.

     그래서? 싫어졌어?

     그래! 정이 뚝 떨어졌다!

(M) 잘나가던 여자 - 써니 힐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내일은 양가 부모님이 만나기로 한..

        상견례 날이다.


(E) 전화벨 소리

     여보세요.

     어쩌자는거야.

     ...

     내일이 상견례 날이야. 깨 말어.

     ...

     깨자 싶으면 말해. 나도 부모님한테 말씀 드려야 하니까.

     ...

     뭐라고든 말해. 이렇게 가만 있으면 어쩌라는거야.

     ...밥 먹었냐?

     ......

     안먹었으면 나와라. 사줄께.

(M) 식사부터 하세요 / 자두


(E) 밥 먹는 소리

     좀 먹어. 안 잡아먹으니까.

     밥이 넘어갔나봐?

     못먹을 건 또 뭐냐.

     그래서 오빠가 미워. 나는 일주일 내내 한끼도 제대로 먹은 적이

        없구만..

     (미안해지고) 왜 못 먹어. 얼굴 봐라. 못봐주겠다.

        꺼칠해가지고.. 십년은 늙어보인다.

     뭐?

     그러니까 좀 먹으라고.

(E) 밥 퍼서 국에 팍팍 말아주며

     자..안넘어가면 국에 말아서.. 먹어. 숟가락 쥐고.

     어쩔거야..

     뭘.

     몰라서 물어? 꼭 여러번 묻게 하더라?

     부모님이 시간 장소 다 아실 거 아냐. 오시면 되지.

        우리도 시간 맞춰 나가면 되고.

     결혼할거야?

     ... 그럼 안 할거야?

     할거면서 나한테 이래?

     ........

     할거면서 날 이렇게 섭섭하게 해?

     ..........

     나도 내가 그때 했던 말들... 다 잘했다는거는 아니야.

        스스로가 생각해도 속물 같기도 하고.. 그치만 그게 현실이잖아.

     (가볍게 한숨)

     지금 티 안내고, 착한 척 하면서..

        괜찮아 오빠. 우리 반지하 전셋방에서부터 시작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 그치만 진심은 그게 아니잖아.

        진심도 아닌 게.. 언제까지 감춰질 것 같아.

     은서야.

     어..

     나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다.

     누가 그런거 물어봤어?

     개근상. 우등상. 놓쳐본 적도 없고.

     나도 그랬거든?

     학교에서 하라는 거. 부모님이 하라는 거. 다했어.

        대학도 좋은 데 갔고. 가서도 취직하려고 공부 열심히 했거든?

     오빠 회고록 써?

     그래서 한번도 내가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 해 본 적 없었어.

        그런데 요샌 내가 진짜 못난놈 같애.

     ....나 때문에?

     어. 우리 결혼 때문에.

     .....

     청첩장... 일주일에도 두세장씩은 받는 거 보면.

        많이들 결혼해서 사는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결혼이라는 걸 해서 사는지. 신기하드라.

        닥치기 전엔 몰랐는데. 멀쩡한 아파트에서 신혼 시작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도대체 나보다 얼마나 더 잘살아왔던 건가....

        내가 그 사람들보다 뭐가 못한 건가....

        나 요즘 이렇게 못난 비교나 하면서 산다.

(M) 출발 - 김동률


(E) 결혼행진곡


     그래도 우리는 결혼을 했다.

        대출금 5천만원의 존재를, 은서네 부모님께는 숨긴 채.

        은서가 그렇게 강조하던, 아주 기본이라던,

        20평대 아파트 전셋집에서 시작했다.

        용돈을 줄여가면서, 적금과 펀드를 붓고.

        그것으로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가면서.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열심히 살았다.

        이제, 우리가 집 때문에 얼굴 붉히고

        화를 낼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빠. 오늘 집주인한테 전화왔는데.

     어? 집주인한테? 우리 아직 전세기한 남았는데?

     혹시 우리보고 집 살 생각 있냐구.

     뭐?

     집주인이 사업하잖아. 1가구 2주택이라 세금 문제가 많이 걸린대나        봐. 그래서 싸게 줄테니까 사라구..

     야.. 우리가 집 살 돈이 어딨어.

     그래두. 전세 대출은 다 갚았잖아.

     그래서? 또 대출 얻자구?

     우리 전세가 1억이잖아. 그런데 집을 3억에 주겠대.

     얘가... 3억이 작아? 너.. 억억 하니까.. 이제 몇억쯤은 우습냐?

        내 연봉이 3천 5백이야. 3억이면. 나 십년은 죽어라 일해야 돼.

     어차피 우리가 전세 깔고 살고 있는데 2억만 어떻게 융통하자.

     우리 아직 애기도 없어. 너무 서두르지 마.

     애가 없으니까.. 애 생기면 돈도 못모으잖아.

     여기 아파트.. 단지도 작고. 20평대는 별로 오르지도 않아.

        앞으로 전망이 좋으면.. 집주인이 왜 팔려 그러겠냐?

        세금 얼마 내고, 가지고 있는 게 이익일텐데.

     .......그런가..?

     그렇다니까. 


     아내를 겨우 설득해서, 집 사겠다고 하는 걸

        진정시켜 놓았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큰일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M) 멀어져 - 스윗 소로



--------------------------1부 끝 ----------------------


* 잠시 후 음악에세이 2부가 시작됩니다.


(M)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나 왔어.일찍 퇴근했네?

     어.. 

     나 밥 안먹었는데.

     어..

     밥 안 차려?

     오빠가 좀 차려먹어.

     왜 그래.

     오면서 부동산에 붙어 있는 거 봤는데.

        우리랑 같은 평수.. 6억이더라.

     .....

     ..... 아니... 무슨... 아파트값이 뻥튀기도 아니고.

        두배가 튀냐?

     나 좀 씻을께.

     (혼잣말처럼) 그때 살 걸 그랬잖아.

     지나간 거 얘기하면 뭘해.

     그래. 그렇긴 한데... 부동산 앞에 붙어있는 매매가 숫자

        달라질 때마다, 소화가 다 안돼.

     비정상인 건, 아파트값이지. 우리가 아니잖아.

     그러면 위로가 돼? 그렇게 생각하면 누가 알아줘?

     나.. 피곤하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지금 저녁도 못먹고

        들어온 거 안 보여?

     나도 마찬가지야. 오늘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지금껏 일하다가.. 들어왔어. 그렇게 들어오면 뭘해.

        우리 둘이 일년 내내 그렇게 벌어도... 꼴랑 일이천 모을까 말깐데.

        일년에 아파트값은 3억이 오르잖아!

        그냥 가만 있었어도. 그때 그것만 샀으면 그돈버는건데.

        힘들게 일은 해서 뭘해.

        너무 억울하잖아.

        너무 힘빠지잖아.

        오빠는 화도 안나?

 

(M) Falling Slowly /  원스 OST


(E) 수돗물 틀어놓고

     나도 억울하다.

        힘빠진다.

        아내만 그러는 게 아니다.

        나도 집에 올 때. 부동산 앞에 붙어있는 종이딱지들을

        모두 떼어버리고 소리지르고 싶었던 적이 많다.

        이게 말이 되냐고!

        공중에 떠 있는 땅도 땅이라고. 한평에 2천만원. 3천만원이

        말이 되느냐고.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있고. 아껴쓰고 있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비정상이 되는 거냐고.

        그런 사람이 바보가 되는 거냐고.


(E) 화장실 문 열고

     뭐해.. 아까부터 물 틀어놓고...

     그냥...

(E) 물 잠그고.

     들어와봐. 할 말 있어.

     또 뭐.

     와 봐. 우리도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냐.

        계속 이렇게 살거야?

(M) 사랑은 라랄라 - 유리 백지영


(E) 자동차 멈추고 내리는

     얼른 내려.

(E)내리는 

     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이렇게까지가 아니지. 제대로 된 부동산을 보려면

        이렇게 발품을 팔아야 되는거야.

     (하품하고) 토요일인데 좀 쉬자.

     이렇게 게으르니.... 우리가 이러고 있는거지.

     아 진짜..

     이쪽에 개발호재가 많대. 아 좀 들어와 봐.

(E) 문 드르륵 열고 들어가는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이 동네 저 동네

        부동산에 들러 상담을 받고.

        아파트를 보러 다녔다.

        머릿속은 온통..

        이 아파트값은 얼마고.

        저 아파트 옆에는 어떤 개발 호재가 있고.

        앞으로의 전망이 어떻고.

        이런 정보로 가득 차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먼저

        물어보게 되는 이상한 버릇도 생겼다.

        그렇게 물어보고 나면

        그 사람에 대한 편견도 생겼다.

        아 좀 사는 사람이구나.....

        아니면......

        참 무능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판단하게 되는 거 말이다.

(M) 나는 재수가 좋아 - 쾌도 홍길동 OST


(E)방문 열고 나오고

     안 자고 뭐해?

     어... 어제 보고 온 데 말이야. 애널리스트가 뽑아놓은 자료 좀

        보느라구. 이 사람은 좀 비관적으로 써놨네?

     그만..자자...

     먼저 자.

     너 요즘 교재는 통 안보더라?

     .......어?

     예전엔... 새학기 때면 바빴잖아.

        애들 이름 외우고. 이거저거 바뀌는 것들 공부하고.

        교재 연구도 하고...

     (머뭇대다가) 새학기.. 지났어. 4월이잖아.

     그래?

     ........요즘은 바빠서 잘 못하는거지..

     그러니까.... 

     응?

     나도 요즘은 바쁘거든. 너 따라다니면서 이런저런 주워들은건

        많아져서. 회사에서도 틈만 나면 부동산 사이트 같은 데만

        기웃대고.

     남들도 다 그러잖아.

     나는 지금 하는 일.. 좋아서 시작한거거든.

        그런데 지금은, 진짜 중요한 일을 방해하는... 업무로밖에 생각이

        안돼. 넌 아냐?

     나?

     너도...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잖아. 애들 가르치는 일이

        니 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

     요즘도 그래?

     .........

     .........

     모르겠어. 아니... 요즘은 안 그런 것 같아.

        오빠 말대로.... 더 중요한 일이 있잖아.

        일단은.... 우리집을 만들어 놔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애.

        그 다음에 아이도 낳고....

     .....

     왜.... 하다못해 새들도 그렇잖아.

        둥지를 지어놓고.. 그 위에서 알을 품잖아.

     그래.. 그런가...?

        새들도 이렇게 아둥바둥...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집만을 가지려고 그러나?

     오빠가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알 것 같거든?

        그만하자. 어차피 세상이 이렇잖아.

        우리만 도인인 척 살아봐야, 우리만 바보 되는거야.

(M) 흥부가 기가막혀 - 육각수


     뭐? 대출 4억?

     요새 집 사려면 대출 그 정도는 기본이야.

     가진 돈이 1억 5천인데. 대출을 4억? 그게 우리집이냐?

        은행집이지. 

     다 그런다니까?

     대출 이자는 어쩔건데~?

     대출 이자보다 집값 오르는 게 더 쎄다니까?

     만약에 안 그러면?

     뭐?

     요새... 미국서브프라임이니 뭐니... 악재도 많아.

        괜히 이러다가 상투끝 잡는 거면 어쩔거냐구.

     오빠 진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초치는 소리만 할래?

     무슨 초치는 소리야~

        난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는 거야.

     오빠 말 들었다가 어떻게 됐는지 기억 안나?

     .....

     그때 오빠 말 안 듣고 내 맘대로 집 샀으면

        지금 이렇게 대출 4억씩 안끼어도... 더 좋은 집 살 수 있거든?

     그렇게 더 좋은 집 가면 뭐할건데.

     답답하게 정말 왜 그래~

     난 니가 더 답답해.

     이래서 어른들 말씀 들어야 되나봐.

     뭐?

     울엄마가 그랬거든. 집 있는 남자랑 결혼하면, 인생에서 큰 고민

        하나가 덜어지는 거라고.

     하....

     내가 왜 이런 고민 때문에 머리가 아파야 되냐구.

        남들은 다 저만치 앞서 가는데.

        나만 뒤에 넘어져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단 말야.

     그래...

     ....?

     사자....

     ......응?

     집 사자고.

     정말?

     대출 4억 끼고. 집 사자.

        그래서 대출 다 갚으면. 그땐 그집 판 값에다 또 대출 끼어서

        더 큰 집 사고. 그러자.

(M)  말달리자 / 크라잉 넛


(E) 누워서 뒤척거리는


     왜 잠을 못 자고 그래..

     그냥.... 떨려서.

     계약한다니까 떨려?

     아니...?

     .......

     내가 이렇게 고집 피워서 샀다가... 집값 안오를까봐.

     ...

     하긴.... 우리 이사가는 아파트.. 부녀회가 그렇게 쎄대.

        부녀회가 근처 부동산을 꽉 잡고 있으면

        아파트값이 훨씬 많이 오른다고 하더라구.

     (한숨)

     왜에... 내가 너무 속물 같아서?

     이젠 모르겠어.

     뭘...

     나는 집은... 그냥 집이라고 생각했거든.

        우리 어머니 아버지랑 살던 집. 그거 30년 된 주택이거든.

        거기서 나서 자라면서. 한번도 그 집값이 얼만지 궁금해 본 적

        없었어. 그거 아무리 비싸게 준다고 해도. 우리 부모님. 안파실걸?

        우리집은.. 우리집이니까.

     ....... 당신은 너무 낭만적이야.

     그럴지도 몰라. 그런데.. 난 이제 집..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해지는 게 아니고.... 무섭다. 머리가 아프고.

     .......... 자자... 불끌께.

(E)불 끄는


     그러고도 한참 동안.

        우리 부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M)  작은 연못 /  이승철


(E)바람 부는


     집 매매 계약을 마치고. 아직 채 마무리 되지 못한

        은행 대출 건 때문에 버스를 타러 가는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풍경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벚꽃이 잎을 피우고. 바람에 꽃잎을 다 날려서

        초록빛 맨몸을 드러낼 때까지.

        난 눈길 한번 줄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 벚꽃나무 뒤로.

        이제 막 계약을 마친. 수억원짜리 아파트가.

        회색빛 자태를 용용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저 집 안으로 내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저 집이.. 나를 무너뜨리고.

        내 인생을 갉아먹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마른 바람이 날 휘감고 지나간다.

(M) 주제곡





2008-04-09(15:04)
 
 
MBC
(二�)臾명솕諛⑹넚 ���쒖씠�� �덊삎以�
�쒖슱�� 留덊룷援� �깆븫濡� 267 (03925) MBC���쒖쟾�� 02-789-0011
iMBC
(二�)�꾩씠�좊퉬�� ���쒖씠�� 源��⑥쨷
�쒖슱�� 留덊룷援� �깆븫濡� 255 (�곸븫�� 臾명솕諛⑹넚誘몃뵒�댁꽱�� 10痢�)   1:1 怨좉컼臾몄쓽 諛붾줈媛�湲�   硫붿씪 : help@imbccorp.co.kr
�ъ뾽�먮벑濡앸쾲�� 107-81-78996 �듭떊�먮ℓ�낆떊怨� 2014-�쒖슱留덊룷-0761 遺�媛��듭떊�ъ뾽�좉퀬 002483��
�듭떊�먮ℓ�� �뺣낫 �뺤씤 �몄뒪�� �쒕퉬�� �쒓났 L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