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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랄샘의 좌충우돌 6화

이지랄 샘의  좌충우돌

이지랄 샘이 일하는 학원의 교무실. 그 나이 또래의 고만고만한 여자 강사들이 시끄럽게 떠든다.

(^-^) “그 여자 대단하지 않니? (^-^) “너무 무서워. 어쩜 그럴 수가 있을까? (^-^) “아니야. 남편이 문제일 수 있어.

얼마 전 카드 빚 때문에 납치 자작극을 벌인 모 여인에 대해 설왕설래, 참 말들도 많다.

(^-^) “남편이 왜? (^-^) “생활비를 좀 넉넉하게 주지. 아마 순악질 자린고비일 거야. (^-^)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식으로 남편에게 돈 뜯어낼 생각을 했을까? (^-^) “그놈의 카드 빚이 문제야. 카드 빚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 “그래 맞아, 맞아. 요즘 신랑감 1위가 누군지 알아. (^-^) “누군데?  (^-^) “카드 빚을 갚아줄 왕자님.” (^-^) “에이-,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대화가 좀 하질로 흘러가자 명색이 교육을 하는 사도(?)들임을 자각했는지, 모두들 눈치를 살피며 왕자님을 고대하는 동료에게 살포시 눈을 흘긴다. 갑자기 궁지에 몰린 쪽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주변을 살펴보니 여자들 얘기를 엿듣고 있던 남자 강사들이 괜히 헛기침을 한다. 이게 무슨 쪽팔림이람. 왠지 열받네. 에잇, 될 대로 되라지. 궁지에 몰린 쥐가 버럭 고함을 지른다.

(^-^) “야, 니들 중에 카드 빚 1천만원 안되는 사람 있음 나와봐.

갑자기 교무실 안이 찬물을 끼얹은 듯 숙연해졌다. 뭐가 그리 구린지, 반격을 못 한다. 그때 수업을 알리는 벨이 울리고 모두들 황망히 출석부를 챙겨 교무실을 빠져나간다. 우리의 순진한 이지랄 샘은 하도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학원이란 곳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쉽게 취업이 가능하고, 웬만한 직장보다 훨씬 편하다. 사실 그 많은 여성 고급인력들이 어디로 가겠는가. 어렵게 직장을 잡아도 남자들 등살에 어지간해서는 제몫을 하기 힘들다. 학원이라, 얼마나 좋은가. 아이들 가르치는 데 문제만 없으면 그만이다. 따지고 보면 실력보다도 말빨로 먹고사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력이라 해봤자 거기서 거기다. 쉽게 벌었으니, 쉽게 쓴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 학부모나 원장들은 강사의  인성을 따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오직 성적뿐이다. 만약 예비신부가 학원 강사 출신이라면 한번쯤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인성은 둘째 치고, 씀씀이를 따져보라는 말이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달라진다. 이건 아줌마 강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얼마나 돈이 급하면 그 나이에 학원을 다 뛸까? 사연들이란 뻔하다. 남편 벌이가 시원찮아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참으로 모순덩어리인 건, 자식들 학원비 벌기 위해 나오는 경우다. 도대체 공교육에서는 뭘 하기에 사교육이 이처럼 극성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사교육 때문에 가계가 쪼그라들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자주하는 교육정책이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예전, 5공의 신군부 때처럼 사교육을 금지시키는 특단의 조치가 나오면 교육이 확 달라질까? 글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실업문제 역시 만만찮은 사회문제인데, 사교육에서 기생하는 그 많은 인원을 어디에서 감당한단 말인가. 사실 사교육이 실업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 사교육이 금지되면 재주 없는 우리의 이지랄 샘은 뭘 먹고 살란 말인가.

이지랄 샘이 알고 있는 아줌마 강사들은 참 열심이다. 결코 처녀 강사들처럼 한심하지 않다. 버스비가 아까워 전철에서 학원까지가 20분 거리인데도 걷고, 식비를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을 위해서도 사교육은 존재해야 한다. 사교육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식당 아줌마나 노래방 도우미로 전락할 것이다.

우리의 이지랄 샘은 국어를 가르치는 윤선생을 좋아한다. 역시 아줌마 강사다. 버스비가 아까워 걷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고, 커피도 곧잘 타준다. 그리고 중요한 건 무지 예쁘다. 옛날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열연했던 이혜숙을 닮았다.

(^-^)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이혜숙을 닮았어요.

(^-^) “뭐라구요? (^-^) “은마는 오지 않는다…”

(^-^) “이혜숙이 그런 영화에도 출연했나요?

(^-^) “……”

잠시 후 윤선생이 까르르 웃는다. 우리의 이지랄 샘은 낯이 시뻘개졌다. 윤선생은 ‘은마’를 ‘엄마’로 들었다. 보리 문둥이 출신인 우리의 이지랄 샘은 ‘ㅓ’와 ‘ㅡ’를 구분해서 발음하지 못한다. 그에게 있어 ‘ㅓ’는 ‘ㅓ’고, ‘ㅡ’도 ‘ㅓ’다.

(^-^) “자, 따라해 보세요. ‘은마’. ‘은-’은 양순음이 아니에요. 혀를 입천장에 대면서 발음해 보세요. , 다시 ‘은마’. (^-^) “으은마. (^-^) “잘했어요. 앞으로 저를 ‘은마’라고 부르세요. 그래야 선생님 발음이 교정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지랄 샘은 윤선생을 ‘은마’라고 부르게 되었다. 곤혹스럽게도 부를 때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졸지에 모자지간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후로 두 사람은 무척 친해졌다. 근데 요즘 윤선생이 보이지 않는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

퇴근길에 이지랄 샘은 접수실의 미스 김을 찾았다. 오늘이 월급날이기 때문이다.

(^-^) “어머, 선생님 월급이 차압이 돼버렸어요. 무슨 일이에요?

(^-^) “뭐라고?!!! (^-^) “혹시 보증 서셨어요?

순간 ‘은마’의 얼굴이, 아니 윤선생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 “선생님도 당하셨구나. 수학 선생님도, 영어 선생님도 당하셨는데, 그 여자 정말 대단하네. 착한 티는 다 내고 다니더니, 알고 보니 카드 빚 때문에 이혼까지 당했더라구요…”

, 불쌍한 우리의 이지랄 샘. 마누라한테 맞아 죽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오금이 저려온다. 카드 빚이 사람 여럿 죽이는구나. 믿었던 아줌마 강사, ‘은마’ 너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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