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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드라마, 운명적 사랑


기획 : 곽동국       
연출 : 김태현,김영호     조연출 : 조윤미
글.구성 : 강정화           취재 : 정미혜

방송시간 :
2006년 11월 12일 (일) 밤 11: 30

 



기획의도


몇 해 전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리서치 회사에서는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했다.
TV 드라마를 습관적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한 달 동안 TV 드라마 시청 중지 명령을 내린 것. 그 결과는?
무려 93세대에서 중도 포기 의사를 밝혀왔으며, 끝까지 TV 드라마 보지 않기에 성공한 가정은 단 5세대뿐.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은 오히려 심한 우울증과 인간관계 악화 등의 악영향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드라마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는 한국은 정규방송에만 20개가 넘는 드라마들이 편성돼 있다. 그리고 이들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는 한두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이라는 것이 주요 리서치 기관들의 발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일까?
이정도 세력의 특정성별 시청층이라면 그 독특함만큼 관심의 대상이 될 법도 하지만 현재까지 방송계는 물론 학계에서조차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제작팀은 이 드라마와 여성의 관계, 즉 도대체 왜, 여자들은 드라마를 좋아하는지에 대해 집중 분석해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말로만 거론돼 왔던 문화적, 심리학적 접근은 물론 뇌신경과학계 전문가와 최첨단 기기인 FMRI를 동원한 실험은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여자와 드라마의 관계를 조명한 국내 최초 실험보고서!
이를 통해 여성들도 모르는 여성의 비밀을 밝혀본다.


 

■ 주요내용


드라마, 여자들의 오아시스

“주몽 얼굴이 커지면 심장도 같이 쿵쾅거려요. 드라마 끝날까봐~”
-파주 이선미씨

“새벽 3시까지 드라마 보고 자도 꼭 아침 7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놔요.
아침드라마 놓치면 안 되니까”
-부천 남상연씨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는 꼭~ 화장실을 갔다 와야 되요. 한 순간도 놓치면 안 되거든요.”
-대전 김수진씨

모두 일상적인 가정생활에서 행복을 찾고 드라마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특별할 것 없는 주부들이다.
하지만!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서 아침마다 드라마 소리에 잠을 깨야 하는 남상연씨의 남편이나 신랑이 아프다는데 쳐다도 안보는 김수진씨의 남편은 드라마에 유감이 많다. 그렇다고 못 보게 하기에는 아내들의 드라마 사랑이 너무 각별한데.

드라마 없이는 못사는 여자들과 드라마 때문에 못사는 남편들의 공감백배 드라마 이야기를 들어보자.


드라마 시청 금지령!
... 과연 그녀에겐 어떤 일이?

과연 여성은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남상연씨와 김수진씨에게 드라마 시청 금지령을 내리고 관찰카메라를 통해 반응을 지켜보았다.

1주일 후,
“너무 조용해요. 교도소에 나 혼자만 갇혀 있는 느낌...”
“사는 재미가 없어요. 마치 산소가 없는 세상에 와 있는 듯...”
과연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남성 vs 여성, 같은 드라마 다른 반응

흔히 남성과 여성은 심리적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진다. 그렇다면 같은 드라마를 볼 때 남성과 여성은 어떻게 다른 반응을 보일까? 그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남성과 여성의 ‘드라마 시청패턴 실험’을 준비했다.


먼저, 형평성을 기하고자 평소 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남녀 각각 5명씩을 모아 여성그룹과 남성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각의 그룹에 ‘있을때 잘해’와 ‘주몽’을 보여준 후 시청하는 동안의 행동을 관찰하고 설문지를 작성토록 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드라마에 대한 감상을 비롯, 드라마의 줄거리, 순서, 의상, 장소 등에 관련된 설문결과를 통해 우리는 그 해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

여성의 경우 드라마의 줄거리, 순서, 의상 등의 기억을 묻는 항목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어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주인공의 감정을 느끼는 공감 항목에서 월등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졸거나, 드라마와 관련이 없는 잡담을 하거나, 신문을 보는 등 드라마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재미있는 결과로 ‘사건이 일어난 공간’을 다룬 항목에 대해서는 여성보다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

이밖에 남성과 여성의 ‘시청 포인트 차이’를 비롯, 다양하고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공개된다.


미국 여자들도 드라마를 좋아할까?

우리나라 여성들이 이야기를 좋아한 것에는 유래가 깊다. 과거, 이야기는 한국 여성들에게 바깥세상을 향해 난 유일한 창이었다.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현대 여성들에게도 ‘현대판 이야기’인 드라마는 사회와 소통을 나누는 중요한 통로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걸까?
조사에 따르면 정서가 비슷한 중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제작팀이 찾은 미국 주부 스테파니도 드라마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한두 편으로 시작해 결국은 열두 편을 넘게 보죠. 정말 빠져들어요.”
10대인 딸과 함께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드라마에 열중하다 보면 때로는 막내 아이 우는 소리도 안 들린다는 그녀 역시 한국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마는 주로 가정생활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자기위안과 대리만족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는 엿보기 심리를 만족시켜준다.

드라마가 여성들에게 이토록 사랑을 받는 것은 이러한 여성 생리적인 부분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도대체 왜? 여자들은 드라마를 좋아할까?

1. 여자와 드라마의 교감코드, 말!   

 드라마는 약 80%가 대사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를 영상미가 돋보이는 장르라고 말하듯 드라마는 언어의 미학이 살아있는 장르다. 그렇다면 이 특성은 여성들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강남 차병원 서호석 박사는 언어능력의 경우 특히 남녀의 차이가 두드러져서 남성은 하루에 7천여 단어를 말하는 반면 여성은 하루에 2만여 단어를 구사하며 언어 이해력도 뛰어나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여성은 남성에 비해 드라마의 핵심인 대사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따라서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느끼는 것이다.

2. 공감(empathy), 여자를 드라마에 빠뜨리다!

 여성들은 종종 드라마의 슬픈 장면에 눈물짓곤 한다. 주인공의 슬픈 마음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 상대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empathy 즉 공감능력에 있어서는 여성을 따를 존재가 없다.

 서울대병원의 권준수 박사는 만화 그림을 사용하여 남녀의 empathy 능력에 대한 FMRI 실험을 진행했다. 여성은 왜? 그리고 어떻게 보는 것만으로 상대의 기분을 알아챌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은 여성들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성의 공감능력과 드라마와의 관계를 권준수 교수의 설명을 통해 들어본다.

3. 미러뉴런(Mirror Neuron), 머릿속에 드라마를 재연한다?
 -마르코 야코보니 교수
   UCLA 대학 부설 아만슨 로베라스 브레인 매핑 센터 소장

 “당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적일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도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사로잡히는 이유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는     것을 직접 체험하기 때문이다.”

흔히 하품은 전염된다고들 말한다. 실제로 하품하는 사람을 보다보면 졸리지 않은데도 하품을 따라하게 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바로 거울신경세포 즉 Mirror Neuron(미러뉴런)의 활동 때문이다.

 Mirror Neuron(미러뉴런)은 1996년 원숭이에서 발견된 신경세포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나의 뇌 속에 그 행동과 관련된 부분들을 활성화 시킨다. 즉 실제로 행동 하지 않아도 뇌 속에서는 그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Mirror Neuron(미러뉴런)은 감정이입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를 보는 동안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감정이입능력이 뛰어나다는 여성들은 Mirror Neuron(미러뉴런)에서도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미국 Mirror Neuron(미러뉴런)의 권위자 야코보니 교수를 통해 그 비밀을 풀어본다.


 

여성과 드라마 영~원한 동반자

“내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들을 다 살아주잖아.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대전 김수진씨

“남자들이 밥 먹고 담배 피잖아. 그런것처럼 드라마도 여자들한테는 아침에 밥 먹고 마시는 커피 같은 거...”
-파주 이선미씨

생리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와 대화 즐기고 그들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는 여성들...
이런 여성들은 드라마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수다의 재료를 찾고 때로는 사랑에 가슴이 뛰던 순간을 되새기기도 한다.

여성의 생활 전반에 공감을 형성하는 드라마는 영화 같은 멋은 없을지 몰라도 마치,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지는 인생 같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가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누군가의 일상 같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뉴스나 시사 같은 건조한 지식보다는 위로와 즐거움이 더 필요한 순간이 많이 있다.

복잡하고 섬세하지만 욕심 부리지 않는 여성들, 그녀들에게 기쁨과 자기만족을 주는 것이 드라마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성신여대 여성학과 한정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여성은 드라마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웃고 울고 하면서 그 사람의 삶이 자신의 삶에 뭔가 투영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 가면서 느낄 수 없는 그런 간접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거죠.”
-성신여대 여성학과 한정원교수

한국 여성 90% 이상, 드라마 보며 눈물짓는다!

방송사상 최초 드라마 시청 패턴 설문조사 실시

여성들은 하루 평균 드라마를 몇 시간이나 시청할까? 혹은 어떤 드라마를 즐겨볼까?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예측은 많지만 확실한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 그래서 mbc 스페셜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14개 항목에 따른 여성들의 드라마 시청 패턴을 알아봤다.

총 3032명의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한 이 실험에서 여성들은 놀라운 대답을 들려주었다.

전 참가자의 90.1%가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는 것! 여성은 감정이입을 잘 한다는 과학이론을 뒷받침 하는 단적인 대답이다.

이 외에 하루 평균 드.라.마 시청시간을 2시간~5시간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무려 70%, 2~3시간이 57.12% 그리고 4~5시간 13.32% 에 이른다.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소재를 묻는 질문에서는 ‘사랑 이야기’ 34%에 이어 ‘역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26.31%를 기록해 요즘 사극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 주었다.

재미있는 질문으로는 ‘주인공이 역경에 빠졌을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8.8%가, 그리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5번 이상 본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9.17%가 그렇다는 대답을 들려주어 여성들의 드라마 사랑을 짐작케 했다.

드라마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리는 요즘의 방송가, 이만 하면 여성들에게 감사패라도 증정해야 하지 않을까?

*자세한 설문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mbc스페셜 <여자와 드라마, 운명적 사랑>팀으로 연락 주십시오.

 


* 연출자 : 김태현 PD

<생방송 오늘아침>,<생방송 화제집중>,<특별생방송> 연출
<진짜진짜 실험쇼>, <타임머신> 등 연출

 





2006/11/08(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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