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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
지금 가장 바라는 게 뭐에요? -엄마 국회의원 당선되는 거요.
나경원
후보, "국회의원 선거하고 우리 아들 잃으면 어쩌지" 이번
4.9총선에서 한나라당은 후보등록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서울 중구에
나경원 후보의 긴급 투입을 결정했다. 송파병에 지원했던 그녀를 중구에
전략공천한 것은 한나라당 '얼짱 대변인'으로 널리 알려진 그녀의 높은
인지도 때문. 반드시 서울의 심장부를 지켜내겠다는 당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선거 운동 초반 나경원 후보의 '지역 기반과 정보의 부재'는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나경원 후보 진영은 중구 내 각 지역 모임 회장단을
통해 정보를 보완했고, 공천에서 탈락한 재선의원 박성범 진영 운동원을
90% 이상 흡수, 지역구 선거의 노하우를 자연스레 습득하는 방법을 택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한 대대적인 물량지원도 이어졌다. 유세현장에서 지역
유지와 유명인들이 함께한 것은 물론이다. 황영조, 강만수, 장윤창,
유남규 등 스포츠 스타부터 방송인 이덕화, 임백천, 오영실 등이 대표적인
예. 이에 나경원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었다'며 집권 '여당의
힘'을 강조. 중구의 민심을 자극했다. 바쁜 유세
일정에서 나경원 후보가 가장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을 못 보는
것', 전략공천이 결정된 후 급하게 중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아이들은
미처 데려올 수 없었다. 현재 중구에는 조촐한 가구 몇개와 나경원 후보만
홀로 생활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엄마를 보기 위해 유세현장을 찾은 다운증후군 딸(유나)은 유세현장에서
'엄마의 국회의원 당선을 가장 바란다'고는 했지만, 엄마 없는 집이
'쓸쓸하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아들(현조)도 마찬가지, 눈을 피하며
엄마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취재진은 나경원
후보를 밀착쥐채, 유세현장은 물론 홀로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의 모습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구 선거에 나선 보수여당의 차세대 여성정치인으로,
가족과 함께한 엄마 나경원으로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제가
당선되면 이건 기적이다. 이렇게 얘기할진 모르지만 ... 절대 그건 기적이
아니에요"
신은경
후보, 생활정치 12년 골목민심을 만나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성범 전 의워 대신 자유선진당 후보자로 선택된 부인
신은경은 발로 뛰는 선거를 택했다. 1996년부터 12년간 남편의
선거를 치러오면서 체득한 중구의 구석구석과 주민들에 대한 정보는
그녀의 가장 든든산 자산. 12년 노하우로 선택한 차량은 마티즈와
유세차량 역시 대형트럭이 아닌 소형 픽업트럭이다. 골목골목이 많은
중구를 타 후보보다 빨리 다니기 위해서는 대형트럭보다는 소형 차량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중구 어디에서든 신은경 후보는 늘 1등으로
도착해 있다. "저희는 늘 앞서 갑니다". 다른 후보가 도착할
즈음이면 신은경 후보는 없고 사람들 손에는 '기호3번 신은경' 명함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중국 황학동에서 태어난 신은경 후보는
주민들의 가족, 집안 대소사를 꿰고 있다. 주민들도 지난 12년간 신 후보가
중구를 위해 노력한 사실을 잘 안다. 어머니 시절부터 단골이었던 미용실
원장님은 신 후보의 머리를 매만지며 2년 전 돌아가신 신 후보의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바로 신은경의 스킨쉽 선거 전략이 더욱
자연스러운 이유다. 12년 전과 정반대가 된 박성범 전의원은
중구에서만 선거만 네 번째. 실질적인 신은경 후보의 노하우는 박성범
전 의원에게서 나온다. 신은경 후보의 내조만 받다가 이번 총선에서
'외조'를 하게 된 그는 신 후보 선거 전략을 직접 지휘한다. '출근길
유세는 광범위한 약소역 부근보다 좁은 길목에서', '골목 유세에서는
조금 더 공격적인 연설전략' 등을 세세하게 지시하며 이번 선거를 '중구
자존심' 대 '송파낙하산'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나경원 후보의 조직,
물량공세 대 신은경 후보의 찾아가는 스킨쉽 전략. 4월 9일,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인가?
2008, 중구
대한민국 정치 축약판 중구 이번
18대 총선의 여성 후보자는 열 명 중 한 명꼴로 전체 후보의 11%를 차지한다.
이 중 나경원의 대중적인 인기를 감안한 한나라당의 전략공천과, 이에
반발하는 박성범 의원을 대신해 높은 인지도를 지닌 전 KBS 앵커 신은경은
이미 중구에서 최초 여성 후보 대결로 많은 언론에서 주목한 상태. 기존
지역 기반을 갖춘 후보들을 뒤로 한 채 인지도만으로 전략공천을
감행, '공천파행'으로 일관한 보수여당, 공천 불복으로 인한 보수 세력의
분열, 이러한 문제가 고스란히 중구에서 재현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난 야권과 진보세력, 현 18대 총선에서
보수여당이 10년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한 가운데 이뤄지는 4.9총선은
상대적인 각 진영의 성향이나 향후 한국 사회의 방향을 가늠하는 대결장이라기보다
'안정론'과 야당의 '경제론'만이 맞선 무대가 되고 있다. 주목받는
두 여성 후보의 대결로 소외된 여타 정당 남성 후보자들의 썰렁한 유세현장은
이번 총선에서 묻히고 있는 각 정당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듯 하다.
"우리나라
나아갈 방향 선택하는 건데 다 실종됐어요. 외모만 갖고 선거가 피상적이고
이벤트식으로 흘러가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
정범구 -
4월 9일 18대 총선에서 이목이
쏠린 중구 민심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정치 1번지 중구에서 벌어지는
여성 후보 간의 한판 승부! 두 후보간의 대결을 통해 현 한국정치의
모습과 의미를 집중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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