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시티’ 하얀거탑 이은 전문직 드라마

19일 시작한 MBC TV 주말극 '에어시티'(극본 이선희, 연출 임태우)는 화려한 캐스팅과 최초로 인천국제공항을 무대로 했다는 점 등 풍성한 볼거리를 가진 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전문직 드라마의 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히트' 등 최근 유행하는 전문직 드라마의 소재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주로 의학물이나 수사물에 치우친 감이 강했기 때문. 하지만 '에어시티'에는 국정원과 공항 관리 요원 등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전문 직업군이 대거 등장한다. 이는 그동안 한번도 드라마에 담지 못했던 국제 공항을 그 주요 배경으로 다룬데 원인이 있다.
　
특히 이정재가 맡은 김지성이 국정원 요원으로 설정돼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국정원의 세계가 드라마를 통해 소개된다는 게 흥미를 자아낸다.
　
최원석 책임 프로듀서는 "전문직 영역으로 눈을 돌려 천편일률적인 멜로물의 한계에서 벗어났다. 최지우를 앞세운 한류 드라마로 웰메이드를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들도 펼쳐질 예정. 그도 그럴 것이 인천국제공항의 계류장과 관제탑 등에서 촬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공항에서 촬영한 전례가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선보인 영화 속 공항 신은 거의 세트였다.
　
덕분에 첫 회에서 박진감 넘치는 계류장 추격신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계류장에 수십대의 차량이 들어가는 것은 실제 상황에선 상상도 못하는 사건이다. 2회 방송에서의 국정원 회의 장면도 실제 국정원 홍보관 회의실에서 촬영된 것이다. 국정원 내부 공개도 처음있는 일이다.
　
회당 3억 7000만원이란 제작비도 현대물로는 역대 최고 액수다. 공항 통로 군중 신, 단 한 신을 위해 엑스트라 200명을 투입했을 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을 만들기 위해 물량을 쏟아 부었다.
　
화려한 캐스팅도 그 자체로 볼거리다. 톱스타 이정재와 최지우를 오랜만에 안방극장에서 만나는 것도 시청자들에겐 즐거운 일이기 때문. 이정재의 사실감 넘치는 액션과 톤까지 바꾼 목소리 연기도 흡족한 평가를 얻고 있다. 이정재는 국정원 요원의 날렵한 이미지를 위해 강건한 톤으로 목소리에 변화를 줬다.
　
10대 시청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동방신기가 O.S.T를 부르는 배려도 곁들였다. 2회까지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12.7%(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며 첫회 시청률로는 무리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멋지게 이륙한 '에어시티'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남을 만한 드라마로 순항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영준 기자 [blue@je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