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알고 보면 나도 여린 남자~"

이정재는 지난 주말 첫 전파를 탄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동료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범인을 ?는 국정원 요원 김지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김지성은 불친절하고 무례하지만 국정원 요원으로서 맡겨진 자신의 일에는 미친 듯이 몰두하는 인물이다. 비상한 관찰력과 판단력, 민첩한 액션까지 요원으로서는 완벽하다. 그러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서는 조직의 논리와 타협하지 않아 마찰을 일으킨다.

1부와 2부에서 이정재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쫓고 구르고 달리고 넘어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이 같은 액션신을 소화하느라 이정재는 촬영 기간 내내 잔부상을 달고 다녀야 했다. 또한 방송 내내 웃는 장면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굳은 표정에 가라앉은 목소리로 시종일관 까칠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시청자들은 선굵은 캐릭터로 다시 돌아온 그의 연기력에 대해 ‘역시 이정재다’, ‘예전보다 연기에 있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지는 배우 같다’ 등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래시계’의 ‘재희’ 로 이정재를 기억하는 팬들은 ‘무뚝뚝하지만 정의로운 남성 캐릭터’에 이정재 특유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날선 눈빛이 더해져 매력적이라며 호평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지성이라는 캐릭터가 올해 들어 큰 인기를 끈 ‘외과의사 봉달희’의 안중근(이범수 분)이나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 분) 등 카리스마 있는 남성 캐릭터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연기력에 대한 부분이었다. 국정원 요원이라는 이미지가 기존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캐릭터를 최대한 살려서 사실감있게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청자 분들이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극 초반에는 지성이라는 인물이 냉담하고 차가운 성격으로 나온다.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동료를 제 때 구하지 못해 죽었는데 웃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공항으로 발령받아 여러 동료들과 함께 일하가면서 따뜻하고 친절한 모습도 보여 준다.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여린 사람이다”며 앞으로의 캐릭터 변화도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주말 방영분에선 부산항에서 페리호 등을 동원하여 촬영한 이정재의 범인 추격 장면과 인천공항 지하 주차장에서 최지우가 범죄 조직 보스에 의해 납치되는 등의 내용이 소개된다. 인천국제공항과 국정원 요원이라는 새롭고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에어시티’가 국내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b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