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하우스'-'이중섭, 박수근 위작 논란' 닮은 꼴 4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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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경화 기자] 20일 오후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MBC 드라마 '옥션하우스'와 SBS 'SBS 스페셜'이중섭, 박수근 위작논란 2829점의 진실' 편이 마치 쌍둥이처럼 닮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옥션하우스'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극중 김우찬 화백의 여인 시리즈 중 새롭게 발견된 여인의 탄생이 위작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았다.

가족이 연루된 위작 사건

김우찬 화백의 부인이 여인의 탄생을 김우찬 화백의 그림이라고 인정하면서 여인의 탄생은 위작에서 진품으로 둔갑한다. 이중섭의 위작 사건도 같은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중섭 화백의 아들 이태성 씨가 50년 동안 소장한 아버지의 그림이라며 2년 전에 내놓았던 그림은 위작 논란에 휩싸인 김용수에게서 가져간 그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화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가족의 인정을 받은 그림은 진품으로서의 신뢰성을 가지게 된다.

미술 도구로 밝혀낸 위작의 진실

위작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작가의 화풍과 기법을 비교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림에 사용된 미술 도구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수근, 이중섭 화백의 작품에는 금은색 펄이 사용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김용수에게서 압수한 작품에는 금색과 음색 등 금속 색상의 안료가 사용된 그림이 나왔다. 펄 성분인 산화티타늄피목운모가 들어간 아크릴 물감이 개발한 것은 지난 1980년 미국의 한 물감회사다. 즉, 박수근, 이중섭 화백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펄 성분이 들어간 물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옥션하우스'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위작을 가려낸다. 극중 김우찬 화백은 스케치를 할 때 옛날 4B 연필을 고집했다. 김우찬 화백의 부인은 남편의 고집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 화방을 돌아다니며 옛날 4B연필을 구해 남편에게 전했다. 옛날 4B와 지금 만들어지는 4B 연필의 차이점은 흑연을 뭉칠 때 접착제로 고래 기름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현재는 고래 보호 때문에 해바라기씨 기름이 사용되고 있다. 위작 논란이 있었던 여인의 탄생에 해바라기씨 기름 성분이 발견돼 위작으로 판명 났다.

퍼즐과 같은 끼워 맞추기

'SBS 스페셜'은 박수근 화백의 그림으로 알려진 연대가 다른 그림이 한 장의 종이를 잘라서 사용한 것을 밝혀낸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던 것은 잘라낸 귀퉁이의 산화 정도가 달랐고 얼룩진 부분을 퍼즐처럼 맞춰보니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옥션하우스'에서는 4장의 진품 여인 시리즈를 퍼즐처럼 맞춰보니 김우찬 화백의 부인의 얼굴이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낸다. 얼굴을 병으로 기억을 잃기 전에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물심양면 뒷바라지 해준 부인의 얼굴을 그려 넣은 것이다. 여인 시리즈가 4장만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밝혀낸 것이다.

그림에 담긴 가족에 대한 사랑

이중섭 화백은 자신의 그림 속에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담아냈다. 일본에서 부인 마사코 씨를 만난 이중섭 씨는 슬하에 두 아들을 두었다. 해방이 되면서 부인과 아들을 일본으로 보낸 후 타계할 때까지 혼자 지낸 이중섭 화백은 부인과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그림을 함께 담아 보냈다. 또한, 그림 속에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그리운 마음을 담아냈다.

'옥션하우스'의 김우찬 화백은 알츠하이머 병으로 완전히 기억을 잃기 전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내조를 해준 부인의 얼굴을 4장의 그림에 나눠 담는다. 평생을 바쳐 자신을 믿어준 부인에 대한 보답이자 속죄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SBS 스페셜'과 '옥션하우스'는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다른 채널에서 방송됐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그 속에 담겨진 작가의 마음과 진실을 밝혀내는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닮은 두 프로그램의 내용에 시청자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위작 사건을 다룬 MBC 드라마 '옥션하우스'(위)와 SBS 'SBS스페셜'(아래). 사진 = MBC 화면캡처, SBS]

(정경화 기자 chm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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