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열에 열은 다양한 인생을 짧고
굵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그 이구동성의 매력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단기간에 절감한 행운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정성운이다.
그는 올해에만 하얀 가운을 입고 응급실을 지켰다가(‘외과의사 봉달희’) 취재수첩을 들었다가(‘신현모양처’) 경매장을
누볐다가(‘옥션하우스’) 하며 의사, 기자, 경매사 등 3종류의 전문직 세계를 경험중이다.
올해초 SBS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응급실을 진두지휘하는 ‘정치프’ 역으로 연기이력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정성운은 그 무렵만해도 수면부족에 얼굴이 반쪽이 되는 강행군의 스케줄을
경험하고 싶다며 듬뿍 연기 맛에 빠진 신인의 패기를 드러냈다. 그런데 미술경매사의 얘기를 다룬 MBC ‘옥션하우스’에서 ‘윌옥션’의 멤버
‘나도영’ 역을 맡아 주연급 대열에 오른 그는 어제의 그 소원을 성취했다.
‘옥션 하우스’ 말고도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의 공연까지 병행하느라 최근 5kg의 체중이 눈 깜짝할 새 달아날 만큼
전방위에서 상종가를 과시하고 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지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막상 당해보니 힘들다’고 엄살 한방
날릴 줄 알았는데 정성운은 촬영 현장의 소소한 즐거움부터 엉뚱한 실수담까지 즐겁게 나열하며 피곤한 육체와 신나게 박동중인 가슴의 짜릿한
불협화음을 드러냈다.
‘옥션하우스’에서 그가 표현중인 캐릭터는 양다리는 기본인 바람둥이에다가 미술, 여자 뿐 아니라 와인에도 정통한
매력남. 정성운은 ‘죽마고우’인 김래원한테도 끝내주는 배역을 맡았음을 슬쩍 자랑했으며, 대본에 나오지 않는 나도영의 과거와 사연까지 혼자 마구
상상의 나래를 펼 정도로 배역에 애착을 보였다.
여러 여자한테 골고루 관심을 배분하는 박애주의자라는 점만 빼면 유머와 멋을 겸비한
이번 역의 상당부분은 그의 실제 모습과도 교집합을 이룬다.
정성운은 덕분에 MBC ‘태왕사신기’에 출연중인 배용준과 눈매가 많이
닮았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그토록 멋진 분과 닮았다는 얘기는 무조건 영광이고 기쁨이죠”라며 넉살을 떤 그는 “다음에는 짝사랑이라도 좋으니
일편단심의 진한 멜로연기로 사랑에 푹 빠져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 조재원기자, 사진 허자경 객원기자
* 제17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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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하우스’ 말고도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의 공연까지 병행하느라 최근 5kg의 체중이 눈 깜짝할 새 달아날 만큼
전방위에서 상종가를 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