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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프린스' 한예인, 톡 쏘는 당돌함이 '매력'

애벌레는 나비가 되기 위해 여러 번 탈피를 한다. 그 고난의 시간을 거치지 않는다면, 화려한 날개를 가질 수가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윤은혜 동생역으로 열연 중인 한예인. 그녀는 아역 탤런트 출신으로 이미 데뷔 13년차이다.

　아역으로 출발한 연기자들에게는 어린 이미지를 벗지 못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 힘든 핸디캡이 있기 마련인데, 모르긴 해도 그녀 또한 그런 이유로 속앓이를 했으리라. 때문에 한창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에서 당차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한예인이 더욱 대견하게 생각된다.

　아마도 MTM 소속이었던 그녀가 제자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일 것이지만, 필자는 아역탤런트들의 고군분투를 오래 지켜보았던 사람이므로 이러한 성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공은 다름 아닌 성인 연기자로의 입성을 의미한다. 한예인은 나비가 되기 위해 아직 더 많은 탈피의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므로 진정한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훗날로 미뤄두자.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의 연기를 아주 잘 보고 있다. 탄산음료처럼 톡톡 튀는 억양하며 새침한 눈초리가 인상적이고도 귀여웠다. 가수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여고생, 또다시 떨어지고 난 밤에 모로 누워 홀로 울던 장면은 썩 좋았다. 당돌해서 자칫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지만, 꿈을 향한 열정이 야무지구나 싶었고 깊은 이면을 보게 된 것 같아 감동했다.

　엄마를 사모하는 동네 아저씨에게 "우리 엄마, 돈 없는 남자한테는 시집 안 보내요." 할 때도 반사적으로는 피식 웃음이 났지만, 그 속내가 이해되어 딸의 깊은 정을 느꼈다. 이럴 때 우리는 캐릭터가 입체적이라는 말을 한다.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연기자와 캐릭터를 쉽게 동일시시켜 몰입도를 높인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한예인이라는 이름보다 은새가 익숙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다음 작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도 여고생역을 맡아 아쉬운 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젊고 출발이 좋았으니 걱정은 없다. 부디 꾸준하게 한계를 뛰어넘어 훌륭한 연기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훗날 성장해 크고 화려한 날개를 가진 한예인을 상상해본다. 김민성 ㈜MTM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2007-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