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長今> 촬영장을 가다!

 주중 내내 끊임 없는 빗줄기로 모든 의욕들이 상실되어 갈 즈음 반짝하고 햇살이 뜬 9월 어느날.

<대장금> 촬영이 한창인 충주의 재오게 세트장을 찾았다.

이곳은 다섯 개의 재를 넘어야 한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재오개인 충주호반의 조그만 마을이다. 1천5백여 평의 대지 위에 세트가 물에 잠길 것을 대비, 흙으로 약 15m의 높이의 둔덕을 쌓아 가며 지었다고 한다.

드라마 '홍국영', '상도' ,'다모'의 여러 중요 씬들도 이곳에서 촬영 되었다.

여러날 비때문에 제대로 낮씬을 찍지 못했던 제작진들은 이 반가운 햇살의 짧은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촬영장 세트를 점검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성인 연기자 이영애, 지진희의 첫 촬영씬이 있는 날이기도 해서 다른 매체의 촬영팀들도 몇팀이 눈에 띄었다.

장금 역의 이영애, 덕구역의 임현식이 나루에서 나누는 대사씬이다.

수십명의 제작진,  보조 출연자들의 발빠른 움직임 그리고 온몸을 다해 연기자가 되어 연출하고 있는 이병훈 PD.

카메라 화면에 잡히든 잡히지 않든 모든 스텝들은 연기자들의 몸놀림, 시선, 주변 소리, 보조 출연자들의 동선 하나 하나까지도 신경이 곤두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여러번의 리허설 후 몇번의 NG컷, 드디어  O.K사인이 났다.
첫 촬영이기 때문인지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좀 더 나은 씬을 위해 열심히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장금역의 이영애.

놀란것은 큰소리 전혀 없이 너무도 다정 다감하게 연기 지도 및 연출을 하고 계신 이병훈 연출가의 모습이었다.
물론 그 많은 스탭들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악역이 있는법. 다른 진행 요원들이 그 악역의 주인공이 되어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몇씬을 찍지 않았는데도 어느덫 해는 뉘엇 뉘엇 지고 있었고 오늘 찍을 분량들의 일정들이 어느 정도 맞추어 지자 긴장했던 모든 스텝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여유로운 미소들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산새 사이에 있어서인지 눈깜짝 할 사이에 주위가 깜깜해졌다. 스텝들은 또 밤씬 촬영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몇날 몇일을 빡빡한 촬영 일정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그들의 눈빛에서는 전혀 지친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밤새 또 촬영을 해야 한다는 그들을 뒤로 한채 발길을 돌리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조금은 무거웠지만 분면 멋진 작품이 나오리라는 확신으로 미소지으며 촬영장을 떠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