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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작가, "김수현 선생님 살살 좀 ...."
<한강수타령>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정수 작가를 만났다.

올 가을 MBC와 KBS는 최근 몇 년 동안 주말극장을 주름잡아왔던 불륜이나, 복수극 등 파격적인 소재를 벗어난 정통 홈드라마를 지향. MBC 김정수와 KBS 김수현이라는 홈드라마에는 정통한 두 작가의 작품을 히든카드로 던졌다. 이에, 자연스레 김정수 작가와 김수현 작가의 대결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김수현 작가와 비교되는 것에 대한 김정수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김정수 작가는 먼저, 10년이나 대 선배인 김수현 작가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겸손을 표했다.

“김수현 선생님은 저를 비교 상대로 생각 안하시겠지만, 겁나 죽겠어요. 선생님께 '살살 좀 써주세요.‘라는 부탁도 했습니다.(웃음) 제 스스로 주눅이 드니까 비교하는 것에 대해 생각 안하기로 했어요. 김수현 선생님을 보면서 한 수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쓰겠습니다.”라며, 김수현 작가가 조용하고 좋은 드라마로 써 주길 바란다는 애교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수현 작가를 존경하는 선배님으로 여기는 것처럼, 김정수 작가를 존경하는 후배들도 많이 있을 터. “치고 올라오는 후배 작가들이 두려워서, 다른 드라마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드라마 작가라는 일이 겉으로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굉장히 외롭게 때문에 후배들을 보면 안쓰럽습니다. 만나면 열심히 하자고 다독거려 주기도 하죠. 저는 ‘밥도 잘하고, 살림도 잘하고, 글도 잘 쓰자’라는 주의에요. 한 인간으로서도 행복한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결혼한 후배들에게 글 쓴다고, 다른 것들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 주곤 합니다.” 라며 따뜻한 가르침의 말은 남긴다.

평소에 지하철을 타고, 낮선 동네를 구경하는 것이 취미라는 김정수 작가는 이번 드라마를 쓰기 위해, 여기저기 동네 시장을 많이 돌아다녔다고 했다. <전원일기>를 썼던 마음으로 맹목적이고 원초적인 부모의 자식 사랑을 담아보고 싶었다는 김작가에게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은 취재라는 생각보다도 호기심이 앞서 즐거웠다고.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는 다는 것이 쑥스러워 연기자들이 대본 연습을 할 때도 참석하지 않는 다는 김정수 작가는 마치 때로는 동네 이웃집 아줌마처럼, 때로는 진짜 우리의 엄마 같은 푸근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50회 주말 드라마에서 6회 대본까지 완성했다는 김정수 작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은 탈고의 고통 속에서 인내해야 할 것이다. 쪽 대본을 내고 싶은 작가는 아무도 없지만, 혼자 써나가야 하는 것이기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코 쉽지 않은 창작의 시간을 통해 본인의 참 모습을 닮은 좋은 드라마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길 바란다.



[2004.9.21 (화) 리뷰스타 이현주 기자]




2004-10-0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