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연출가의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드 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더욱이 주말극이 어느 시점부터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에 낯뜨거운 소재와 남녀 주인공에 집중된 미니시리즈 형식으로 변질된 현실이라 더 반갑다.

10월 2일 첫 방송될 MBC TV 새 주말극 '한강수 타령'이 그것. 극본은 '전원일기' 를 비롯해 ' 엄마의 바다', '자반고등어', '그대 그리고 나', '파도', '그 여자네 집' 등을 썼던 김정수 작가. 연출은 '수사반장', '사랑과 야망', '그대 그리고 나'를 지 휘했던 최종수 PD가 맡았다.

요란하지 않게 우리 주위에서 늘 마주칠 것 같은 이웃들의 삶을 그리는 김정수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배우들을 편안한 연기로 이끌고 다정다감한 화면을 만들어내 는 최종수 PD의 손맛으로 더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최 PD는 "요즘 서민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볼 수 없다. 가족 이야기를 풀어가 는 드라마도 보기 힘들다. 서민 정서의 일부를 대변하면서도, 중산층의 모습을 함께 그려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김정수 작가는 "'빵빵한' 연기자가 함께 해줘 고맙다. 극중 주인공이랑 비슷한 나이의 자녀가 있는데 한 공간에 살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걔네는 밤, 난 낮생활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살았던 시대의 이 야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이 드라마를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 작가가 말한 '빵빵한' 연기자는 김혜수, 최민수, 김석훈, 김민선, 봉태규, 박한별 등등.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연기자가 생선을 파는 어머니 역을 맡은 고두 심이다.

영화 '인어공주'를 통해 새삼 연기력을 확인시킨 고두심이 두 딸과 조카들을 키 우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결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 는 어머니로 등장한다.

김혜수는 모처럼 현대극에 출연한다. 전작이 시대극인 '국희'와 사극 '장희빈' 이었다. 당차면서도 한편으론 결혼에 공을 들이는 인테리어 잡지사 기자로 7년간 사 귄 남자와 어느날 갑자기 집요하게 다가오는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윤가영을 연기 한다.

또 김석훈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딱딱한 연기 틀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좋은 기회를 맞았다. 학벌 인물 집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준호 역이다. 7년 동안 가영과 사귀었으나 회사에 갓 입사하고 보니 세상에 '싱싱한' 여자 천지다. 바람둥이 기질이 발휘되면서 가영에게 소홀해진다.

영화 '하류인생' 출연 후 드라마에 복귀하는 김민선은 허영이 가득찬 둘째딸 윤 나영 역이다. 명품을 좋아하고, 돈 있는 남자를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언니를 좋아 하는 신률을 만나게 돼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최민수는 가영을 좋아하나 가영이 일편단심 준호에게만 마음을 열자 복수를 꿈 꾸며 나영에게 접근하는 신률을 연기한다.

안정감 있는 이들 외에 봉태규, 박한별, 최성준, 이윤지 등이 등장해 풋풋한 느 낌을 살려준다.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홀어머니를 둔 가족의 단란하면서도 굴곡을 헤쳐가는 모 습이 생동감있게 그려질 드라마다.

'한강수 타령'은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와 힘들게 살아왔던 서민들의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 최종수 PD가 고른 제목이다.



[2004.9.25 (토) 연합뉴스 김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