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일부터 방송되는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이 여러모로 화제다.

‘사랑과 야망’ ‘그대 그리고 나’의 연출자 최종수 PD와 ‘전원일기’ ‘엄마의 바다’의 작가 김정수에 탤런트 김혜수, 고두심, 최민수, 그리고 김석훈, 김민선, 봉태규, 박한별로 이어지는 호화 캐스팅까지.하지만 생선장수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영희(고두심)와 그녀의 두 딸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한강수타령’은 만만찮은 경쟁작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KBS가 ‘애정의 조건’의 후속으로 김수현 작가 쓰고 김희애가 주인공을 맡은 ‘부모님전상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 ‘한강수타령’을 끌어가야 하는 맏딸 가영 역의 김혜수(34)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이후 6년 만에 현대극에 출연하는 그녀는 “감독님이 대뜸 1회 대본을 주시면서 아무리 바빠도 3시간만 내서 정독 해달라고 했는데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어서 덜컥 하게 됐다”며 “신문에서 대결이다, 결전이다 해서 긴장 된다”고 했다.

“희애 언니 때문에 아무래도 자극이 될 것 같아요.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김혜수는 최근 파격적인 노출 신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얼굴 없는 미녀’가 흥행에 실패하고, 앞서 드라마 ‘장희빈’에서도 세평이 좋지 않았던 탓에 더 부담이 되는 듯 했다.

“솔직히 이젠 겁나요. 제 이름 내걸지 않아도 좋으니 뭐라도 좀 잘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잇따른 실패는 섹시하고 건강한 이미지의 과잉 탓인지 모른다.

김혜수의 강한 개성은 왕왕 자신이 맡은 배역의 페르소나를 압도한다.

그녀는 이에 대해 “영화제 시상식에서 매번 과감한 노출 의상을 입는 ‘용감함’과 토크 쇼 ‘김혜수의 플러스유’에서 선보인 화려한 의상과 화장발 때문에 제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너무 세다, 시도 때도 없이 섹스 어필 한다 등 오해도 받지만 알고 보면 CF도 기업 이미지 광고를 주로 했고 드라마에서도 별로 그런 적 없거든요. 연기자로서 확고하게 쌓아 놓은 느낌이 없는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제 이미지가 너무 세서 그런가 봐요.”채시라 오연수 유호정 등 또래 연기자들이 결혼해서 나이에 맞는 연기 영역을 찾아가고 있는 반면, 미혼인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결혼한 동료들은 다른 인생에 접어든 것 같아요. 여전히 예쁘고 귀엽지만 말하는 것도 달라졌고 ‘좋은 여자’가 된 느낌이 들죠. 같이 있으면, 내가 갖지 못한 무드나 여유가 느껴져요.”하지만 김혜수는 김혜수다.

열 다섯살에 CF로 데뷔한 이래 작품의 성패를 떠나 늘 톱 스타로서 자리해온 그녀가 아닌가. 스스로 “누구 하나가 돋보이기보다는 모든 인물이 살아 있어서 그냥 대본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면 될 것 같은 작품”이라고 평하는 ‘한강수타령’을 통해 김혜수가 자신을 포위한 이미지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04.9.29 (수) 한국일보 김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