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벌어진 상반기 대결에서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K-2TV "애정의 조건"이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같은 날 방송을 나란히 시작한 KBS의 "애정의 조건"과 MBC "장미의 전쟁"은 스타급 연기자에 명 PD의 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애정의 조건"은 "노란 손수건"의 김종창 PD가 연출을 맡은 데다 채시라, 이종원, 한가인, 지성, 조여정 등이, "장미의 전쟁"은 "눈사람"의 이창순 PD에 최진실, 최수종, 송선미, 류진 등이 포진했었다. 첫회에는 두 드라마 시청률이 비슷했지만 그후 "애정의 조건"이 서서히 압도하기 시작, 현재 40%에 달하는 등 종영을 앞두고 막판 가속도를 붙이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반면 "장미의 전쟁"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하는 아픔을 맛봤다.

MBC는 이에 맞서 지난 6월 장나라, 연정훈을 내세워 "사랑을 할꺼야"를 내보냈지만 역시 10% 미만의 저조한 시청률로 "애정의 조건"에 완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 펼쳐지는 양사 주말 드라마 대결은 지난 1라운드보다 더 숨막힐 전망이다.

우선 두 드라마는 초호화 캐스팅도 모자라 흥행작가에 스타 PD까지 화력이 총동원됐기 때문이다. K-2TV "부모님 전상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김수현 작가가 연출한 작품으로 한 여인의 삶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드라마다.

"부모님 전상서"에는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가 김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추고 허준호, 이동욱, 송선미, 소이현 등이 출연한다. 게다가 김 작가와는 오랜 콤비로 "목욕탕집 남자들" "내사랑 누굴까" "불꽃" 등에서 호흡을 맞춘 정을영 PD가 나선다.

 "부모님 전상서"에 맞서는 M-TV "한강수타령"도 결코 만만치 않은 화력을 갖추고 있다.

"한강수타령"은 내세울 것 하나 없지만 기운차게 살아가는 한 중년여성과 그녀의 두 딸, 그리고 그들 주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우선 이 드라마의 작가는 "전원일기"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그 여자네 집" "사랑과 야망"의 김정수씨로 여러 인기드라마를 집필했기 때문에 김수현 작가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다.

또한 출연진을 봐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혜수, 최민수 등 톱스타에다 김석훈, 김민선, 박한별, 봉태규, 이윤지 등 젊은 층에 인기많은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게다가 "한강수타령"은 김정수 작가와 여러차례 작품을 같이 했던 최종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특히 최 PD는 5년전 MBC 드라마국장을 지낸 데다 모처럼만에 MBC 주말드라마 부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현장에 복귀, 예전의 노련한 연출력에 많은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일단 두 드라마의 본격적인 정면 대결은 오는 16일 이뤄질 전망이다.

M-TV "한강수타령"이 지난 2일 방송, 스타트를 끊었지만 "부모님 전상서"가 2주 후인 16일 첫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우선 두 드라마의 성공 관건은 출연진의 연기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오랜기간 작업을 같이 해온 김수현-정을영 콤비와 김정수-최종수 콤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들어 주말드라마에서 KBS에 계속 압도당한 MBC가 '드라마 왕국 부활'의 기치를 내걸고 선보인 "한강수타령"이 자존심을 회복시켜줄지 아니면 KBS가 이번에도 다시 한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은 조만간 펼쳐질 '빅 매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04.10.6 (수) 연예영화신문 6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