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한세미(사진)의 하소연이다.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연출 최종수)에서 극중 7년간 사귄 연인 윤가영(김혜수)과 이준호(김석훈)의 사이에 끼어드는 박유나 역을 맡은 후 시청자들에게 혹시라도 미운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그래도 한세미는 '한강수타령'에서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다. MBC 드라마 '성녀와 마녀'로 데뷔했으나 역할 비중이 작아 '한강수타령'이 본격적인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평소 해보지 못한 행동을 드라마 속에서 해보면서 새삼 연기의 재미를 느껴요."

극중 박유나는 부자집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귀하게 자랐기 때문인지 남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타입. 극중 윤가영의 염장을 지르는 말을 거침없이 해대거나 윤나영(김민선)과 격투를 벌이기 일쑤다.

"하지만 제 실제 성격은 박유나가 아닌 윤가영에 가까워요. 더구나 대학 1학년 때 몇 개월 사귄 남자친구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 적이 있어 윤가영의 처지가 이해가 가요. 그래서인지 대본 연습을 할 때 윤가영의 대사를 보면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중앙대 연극과 선배일 뿐 아니라 같은 교회에 다니며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김석훈이 상대역으로 나오는 것이 한세미에게는 큰 힘. 김석훈은 극중 박유나에게 한껏 애교를 떤 후 "내가 이래야 하나…"고 한탄하는데 한세미는 그러한 모습에 부담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재미를 느낀다고.

한세미는 "중학교 때부터 청소년 극단에서 활동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워왔는데 이제야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연기가 좋아서 이 길을 택한 만큼 영혼이 담긴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10.9 (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