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항상 마음을 비우는 자세로 했던 편안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일까.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에서 시장통의 생선장수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탤런트 고두심은 13일 흑석동 한강변에서 열린 야외촬영현장에서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원일기'의 맏며느리 같은 정감있는 모습으로 훈훈한 얘기들을 들려줬다.

극중 고두심이 맡고 있는 역할은 남편도 없이 두딸을 키우면서 조카까지 데리고 사는 김영희 역. 현실적이면서도 자기주장이나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생활력 강한 어머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조용한 맏며느리 역할을 많이 했지만 이번엔 달라요.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힘은 딸리지만 가끔 내지르는 면이 있어 좋더라구요."

이번 드라마 '한강수타령'에서는 예쁜 딸들만 나와 재미가 있고 기대가 된단다. 극중 나영(김민선)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지만 가영(김혜수)과는 박정란 작가의 '새끼'라는 작품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에도 느낌이 좋단다.

고두심은 실제 큰딸과 아들이 모두 외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유학중이라 극중 딸들을 보면서 자식들 생각이 간절해 진다고.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 어릴 때 잘 못챙겨줘서 항상 미안해요.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혜수를 보는 순간 찡하고 혜수도 그랬나봐요. 드라마 포스터를 찍을때 였는데 그렇게 서러울것도 없는데 지레 눈물이 나더라구요."

역시 관록있는 여배우라서 그럴까. 자신이 맡은 역할을 대변하는 시장 상인들에 대한 애정표시를 잊지 않는다.

"최근 경기침체 탓으로 장사가 안돼서 그런지 드라마 촬영시 상인들이 막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장사가 잘 될때는 음료수 물 커피 등을 갔다 주면서 힘내라고 말씀도 해주시는데 이번에는 화도 내시고.."라며 서운하면서도 가슴아픈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정수 작 '한강수타령'은 이번 주말부터 KBS의 김수현 작 '부모님 전상서'와 본격적인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드라마 방송은 꽤 됐지만 그래서인지 기대가 크고 느낌도 좋단다.

"솔직히 KBS2 주말드라마 시작이 걱정입니다. 둘다 모두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같이 잘 되면 좋겠어요. 두 작가 모두 명성이 있고 그렇게 욕심낼 사람들도 아니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항상 후배들을 격려하고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이런 모습이 역시 연기자 고두심을 최정상에 올려놓은 이유가 아닐까.



[2004.10.14 (목)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