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와 MBC의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와 `한강수타령` 이 예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대 최고의 드라마 작가 김수현과 김정수의 맞대결로 방영 전부터 접전이 점쳐진 상황에서 `부모님…` 가 지난 16일 첫 방송되면서 안방극장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결은 특히 폭력과 불륜이 아닌 `따뜻한 가족 이야기` 를 소재로 `진검 승부` 를 펼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데다 김정수 작가가 "살살 써 달라" 고 요청한 데 대해 김수현 작가는 "(한강수타령)보니 무섭게 쓰던데 살살 쓰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 고 맞받아친 만큼 앞으로의 승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두 드라마의 지난주 말 시청률을 살펴봐도 경쟁구도는 확연히 드러난다. 1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부모님…` 는 첫 방영일(16일)에 18.4%의 시청률을 기록, `한강수타령(16.5%)` 을 단번에 앞질렀다. 그러나 17일엔 `한강수…` 이 20.0%로 `부모님…` 의 17.3%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았다. `부모님…` 의 경우 첫 방영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점이, `한강수…` 은 첫 방송(2일) 이후 KBS2의 `애정의 조건` 에 밀려 줄곧 5%선에 불과했던 시청률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게 특기할 만하다.

시청자들도 벌써부터 `부모님…` 와 `한강수…` 팬으로 갈려 마니아층을 형성할 조짐이다. 각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엔 `역시 김수현이다. 첫 방송인 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역시 김희애 연기가 뛰어났다` (이상 KBS)는 반응과 `오랜만에 가족들과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왔다` `주말 내내 재방송만 기다렸다` (이상 MBC) 등의 평가가 줄을 이었다.

`한강수…` 을 앞세워 드라마 왕국 재건에 나선 MBC의 이재갑 드라마국장은 최근 "승부는 이제부터" 라고 밝혔고 `부모님…` 의 정을영 PD는 "시청률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스타일대로 만들 것" 이라고 강조한 만큼 어느 쪽이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4.10.18 (월) 헤럴드경제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