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효과, 시작 3회 만에 약발이 다 됐나.

 KBS2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극본 김수현ㆍ연출 정을영)가 결국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 타령`(극본 김정수ㆍ연출 최종수)에 주말 저녁 안방극장 선두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시작 전부터 두 아줌마 거장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던 양사 주말극은 대가족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개성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관건이었다. 2주가 지난 지금 시청자는 가벼운 `부모님 전상서`가 아닌 진득한 `한강수 타령`에 손을 들어줬다.

2주 전 첫 대결부터 지난주 3회까지는 `부모님 전상서`가 박빙으로 앞섰지만 4회째 방영된 24일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은 `한강수 타령`이 22.0%로 `부모님 전상서`(19.5%)를 2.5%포인트 앞서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 같은 반응엔 김수현 작가 특유의 대사가 이젠 진부해졌다는 시청자의 평가가 한몫 했다. 시청자가 더이상 김 작가의 `따따따 대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 KBS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엔 "배우들 너무 말이 많다" "(김수현 작가)특유의 말 반복하기, 칭얼대기, 엥엥거리기 때문에 감정몰입이 깨진다" "이젠 배우들의 낮은 목소리가 더 힘이 있다"는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반면 MBC `한강수 타령`에 대해선 "배우들의 개성이 너무 잘 산다" "호화 캐스팅이라 역시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김수현의 `경쾌한 수다`가 `식상한 수다`로 변질된 점이 `부모님 전상서`가 패한 가장 큰 이유였다.



[2004.10.25 (월) 헤럴드경제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