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강수타령>(최종수 연출, 김정수 극본) 속의 여러 사랑들 가운데 독특한 커플이 있다. 혹자는 그 커플이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탄을 하기도 하지만, 두 신인이 그려내는 <한강수타령>의 ‘젊은 커플’은 십대 이십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영희(고두심 분)의 막내아들 수영(최성준 분)과 미애(박한별 분).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임신했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같이 살게 된다.

박한별은 미애라는 역할이 꼭 해보고 싶었던 연기라고 말한다. “최종수 PD님이 어떤 역할 해보고 싶냐고 물으셔서 발랄하면서도 어수룩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라며 작년에 했던 SBS 드라마 <요조숙녀>에서 어둡고 어른스러운 모습이었기에 이번엔 발랄한 역할을 맡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최종수 PD는 미애라는 아이와 박한별이 잘 맞을 거라 귀띔해주었다고.

수영의 집에 얹혀사는 미애는 어떻게 보면 얄미운 캐릭터다. 지난 회에서는 임신했다고 거짓말 한 것이 들통 나 고두심에게 순대 세례를 받으며 쫓겨나기까지 했다. 아직 미애란 인물에 대해서 자세히 그려진 바가 없어 시청자들도 미애라는 캐릭터를 예뻐해야 할지 미워해야할지 감을 잡기 어렵다.

캐릭터 파악이 어렵기는 미애를 연기하는 박한별 본인도 마찬가지라고. 박한별은 “아직까지는 제가 맡은 미애라는 역할이 발랄한지 어두운지 파악이 안돼요.”라며 캐릭터 파악의 어려움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작가 선생님께서 조금 미스터리한 역할이라고 했는데, 이 역할을 어떻게 그려가야 할지는 제게 달려있죠.”라며 밝고도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미애가 박한별 자신과 닮아있다고 설명한다.

“영화, 연극, 뮤지컬, 시트콤 등 연기자로서 할 수 있는 분야는 전부 다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보 역할과 미친 여자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박한별은 과거 영화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와 SBS <요조숙녀>를 통해 연기자 신고식을 치룬 바 있지만 아직은 까마득한 신인이다. 그러나 연기라면 가리지 않고 뭐든 도전하고 싶다는 그의 말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생각하게 한다.

아직은 신인이라 실수도 많고, 어려운 일도 많다. <한강수타령>은 여러 베테랑 연기자들에게 몸소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 <한강수타령>을 통해 미애와 수영 두 커플의 애정관계, 미애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신인 연기자 박한별의 발전 과정을 지켜보는 것 또한 <한강수타령>을 시청하는 또 다른 재미가 되어줄 것이다.



[2004.10.28 (목) 리뷰스타 장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