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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김혜수 대본 완벽 소화 `연기절정'
-KBS 부모님전상서 VS MBC 한강수타령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희애와 김혜수의 연기 대결이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이들이 출연하는 KBS 2TV `부모님전상서'와 MBC TV `한강수타령'은 시청률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김수현(부모님전상서)과 김정수(한강수타령) 작가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김희애와 김혜수의 연기 또한 팽팽한 접전이다.

두 여자탤런트가 시청자들에게 30대 중반의 녹록지 않은 연기를 만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부모님전상서 김희애

`부모님 전상서'에 등장하는 성실(김희애)의 속을 들여다보면 갈기갈기 찢겨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시집가 의처증 심한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 그러나 그건 칼에 스친 듯 경미한 상처에 불과했다.

그에게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자폐아 아들은 그의 소원을 `아들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밖으로만 도는 남편은 이제 손찌검까지 한다. 그가 기대 쉴 곳은 넉넉한 아버지의 품이지만 안타깝게 자신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길에 고개를 떨구고 만다. 이 모든 성실의 삶이 김희애의 옹골진 연기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대사를 100번쯤 읽고 대사가 입에 착착 붙을 때까지 연습한다”는 김희애의 말은 연기 비법이란 `노력'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많은 연기자 중에서 대사를 통하지 않고도 보는 이들에게 많은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연기자는 그리 많지 않다”며 김희애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한강수타령 김혜수

드라마 `장희빈'과 영화 `얼굴없는 미녀' 등을 통해 배우로서 한껏 욕심을 부리고 영역을 넓히던 김혜수가 올 가을엔 국화향과 함께 돌아온 누이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서 있다.

김혜수는 시청자들로 부터 가영 역을 무리없이, 편안하게 소화해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요즘엔 김혜수를 떠난 남자 김석훈과 김혜수에게 다가오는 남자 최민수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김혜수를 대신해 어느 남자를 택할 것인지 묻는다.

드라마를 시작하며 김혜수는 공식 인터뷰 외에 나서지 않았다. “모든 연기자가 함께 호흡해야지, 나만 두드러져 보이면 안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김혜수는 “대본을 읽다보면 우리 삶이 그냥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했다.

시청자들은 김혜수에 대해 “가영이의 캐릭터에 잘 녹아 있다. 20년 동안 대중에게 보여지면서도 꾸준히 인정받는 이유를 알게 한다”고 평했다.



[2004.11.5 (금) 강원일보 崔榮栽(최영재) 기자]




2004-11-0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