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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이윤지, ‘한강수 타령’서 공부 중!!
또 지각. 구태의연한 변명을 하자면 자명종 소리를 들은바가 없다. 분명히 4개의 알람시계를 맞췄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이것은 분명 지구 수사대에 의뢰해서 밝혀 내야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 왜 자기 전에 맞춘 알람시계는 분명 시끄럽게 울리는데 아침이면 누굴 위해 종을 울리길래 내 귓가만 외면하는가? 어쨌든 허겁지겁 옷을 걸치고 이럴 때 써먹으려고 한건 아니지만 체육 시간 때 쌓은 달리기 실력을 발휘하려는 순간, 질주를 막아서는 그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꽤 차가워진 바람. 미처 두텁게 챙겨 입지 못한 옷은 몸을 움츠려 들게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한번도 안아준 적이 없는 몸을 감싸 안으며 초조한 마음도 잠시 미뤄본다. 계절의 길목인 가을을 예찬하는 이유는 낙엽이나 높은 하늘이 아니라 바로 스스로를 데워야 하는 그 움츠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필자가 만난 이윤지는 바로 그런 가을을 닮은 연기자다. 시트콤 ‘논스톱4’를 통해 발랄한 귀여움으로 사랑받았던 그녀이기에 인터뷰에 앞서 유쾌한 수다를 상상하며 약속 장소에 나갔다. 그러나 마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드럽고 다정한 그녀와 마주하게 되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마주대했을 때 부드럽게 스며들고, 따뜻한 온기를 주는 사람. 그녀는 가을을 참 많이 닮았다.

그녀는 조용조용하고 부드러운 어투를 가진 사람이다. 때문인지 그녀는 사람의 곁을 편하고 따뜻하게 채워준다. 그러나 부드러운 어투 속에서도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한....꽤 다부진 사람이다.

현재 ‘한강수 타령’의 막내딸로 출연 중인 이윤지는 드라마로서는 첫 작품. 고두심, 김혜수, 최민수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선배들과 출연하다보니 배우는 것이 너무 많아 바쁜 요즘이라고 전한다. 대선배들과 함께 하다보니 어느 정도는 엄하기도 하다. 그러나 막내 윤지는 촬영이 아닌 공간에서도 고두심에게 ‘엄마’ 라는 말이 불쑥 나올 만큼 출연진 모두가 가족 같다고 전한다.

이중에서도 ‘논스톱 4’에서 아웅다웅 거렸던 봉태규와 나란히 출연하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논스톱 4’에서 이윤지를 놀리며 속이고 괴롭힌 원조역이 바로 봉태규. 그러나 마냥 싫지만은 않다. “사실 태규 오빠의 캐릭터가 짓궂게 나와서 그렇지 실제로는 진지하고 멋있는 사람이예요. 굉장히 어른스럽죠. 그래서 많이들 따르는 편이예요. 한강수 타령에서 그런 태규 오빠의 모습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녀는 한참동안 한강수 타령 가족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녀에게 이번 작품의 출연진들은 또 다른 가족인 것. 서로 티격태격하지만 아픈 곳만큼은 정성스럽게 살펴주는 것. 이윤지는 그래서 현장에서 연기 이상의 것을 배운다고 전한다.

중 3때부터 지녀온 연기자의 꿈. 이제 발판을 디뎠을 뿐이라며, 데뷔 이야기를 살짝 한다. “여기저기 오디션을 많이 봤어요. 저에게는 인내의 시간이었죠.” 그래서인지 이윤지는 꽤 진중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연예인들 중에는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이윤지는 ‘오랜 인내의 시간’을 지닌 준비된 연기자다. 그녀와의 유쾌한 수다가 갈수록 반가웠던 이유도 아마 이곳에서 비롯된 듯 하다.

그녀와의 유쾌한 수다가 이어지는 가운데 , 서늘한 바람이 한 켠을 지나간다. 그래서 그녀에게 사랑에 관해 물었다. “너무너무 사랑하고 싶죠. 이상형이라면 A4 5매도 가능해요. (상기된 그녀) 한없이 자상한거 보다는 무뚝뚝해도 남자답고 터프한 성격을 좋아해요. 연상이면 더욱 좋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사람이 좋아요.” 이야기만으로도 즐거워하는 그녀.

더불어, 자신에게 애정을 쏟아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저를 어떻게 봐달라는 말은 하질 못하겠어요. 이제 출발 30m 니깐 오늘 모습 내일 모습 구분해서 보지 마시구요, 그냥 쭉 지켜봐주세요. 언제나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한발 한발 내딛을게요.”

힘들고 어려워도 꿋꿋하게 안아갈 넉넉함을 가진 여자 이윤지. 그녀의 당차고 멋진 변신들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2004.11.19 (금) 리뷰스타 이경희 기자]




2004-11-20(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