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한별은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연출 최종수)에 미애 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새삼 느낀다. 지난해 드라마 데뷔작인 SBS '요조숙녀'에 출연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 때문이다.

"연기 데뷔작인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을 끝내자마자 아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요조숙녀' 촬영에 들어갔어요. 더구나 그 때는 20세에 극중 24세 배역을 연기하느라 말투, 행동 등 모든 것이 어색하고 힘들었죠."

극중 미애는 결혼을 여러번 한 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새엄마가 재혼을 하고, 새아버지가 자신을 욕보이려 하자 도망쳐 나와 가영(김혜수 분)의 집에서 살게 된 인물. 가영의 사촌동생으로 가영네 집에서 함께 사는 수영(최성준 분)과 약혼했는데 말수는 적으면서 밥은 엄청 먹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음식을 잘 먹고, 살림을 하려고는 하지만 제대로 못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미애는 박한별과 닮았다. "실제 집에서도 요리, 청소 등을 하려고 하는데 뒷처리가 안된다며 엄마가 말릴 정도로 일은 못한다. 미애도 살림을 할 때는 모든 게 어설퍼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박한별의 설명.

그러나 답답한 부분도 있다. 극중 미애의 과거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 미애의 대사에서 미국에서 살다왔고,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정도만 유추할 수 있을 뿐 미애의 과거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 그 중 하나다. 그래서 새 대본을 받을 때마다 '이제는 미애의 정체를 알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며 대본을 펼쳐본다고.

또 하나는 요즘 극중에서 살림만 하다 보니 밖에 나가는 신이 없다는 것이다. 박한별은 "얼마 전에 '20세 며느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시부모님은 일을 하러 나가시고 며느리가 서툴게 집안일을 하는데 미애랑 똑같았다. 그 며느리가 아직 어린 나이에 살림만 하다보니 나가서 놀고싶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애도 그런 생각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수타령' 연출자인 최종수 PD는 박한별에 대해 "연기자로서 센스가 있고, 드라마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기력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한별은 "'한강수타령'에서는 젊은 세대의 풋풋하고 순진한 사랑과, 사랑스런 며느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다. 또 연기자로서는 여러 역에 두루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12.11 (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