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주말극 <한강수 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의 김민선(윤나영 역) 패션이 화제다. 김민선의 스타일을 구경하는 재미에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극중 김혜수(윤가영)의 동생으로, 잡지사 알바생인 나영은 가난해도 명품 마니아다. 주머니 사정이 안되면 짝퉁이라도 하고 만다. 다행히 옷발이 좋아 가짜를 입어도 맵시가 난다. 명품을 위해서라면 "돈 많고 명 짧은 남자도 사양치 않는다"는 것이 '윤나영의 철학'이다.

그만큼 패셔너블한 스타일링이 시선을 붙잡는다. 히피풍 스커트와 티셔츠 레이어드룩, 호피를 덧댄 청재킷 등 이번 시즌 유행 아이템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왕관 모양의 알이 큰 귀걸이 등 액세서리와 머플러 핸드백 구두 모자 등 갖가지 소품을 상황에 맞게 코디한다. 김민선의 친언니로 스타일링을 돕고 있는 김진영 씨는 "극중 나영이란 인물이 워낙 유행 코드를 환하게 꿰고 있는 데다가 가짜 명품이라도 진짜처럼 보이게 소화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진짜 명품으로 코디하기도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옷을 명품 스타일로 수선해서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정한 김민선의 매력은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와 트레이닝복을 멋들어지게 소화하는 데서 나온다. 윤나영은 집 밖에서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밖에서는 화려한 옷을 주로 입지만 집안에서는 주로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이다. 다른 사람이 입으면 후줄근해 보이는 트레이닝복도 김민선의 몸에 들어가면 명품으로 바뀐다. 김진영 씨는 "트레이닝복을 40벌 정도 가지고 다니며 상황에 따라 골라 입는다. 그중에는 명품도 있고 '시장표'도 있다. 또 실제로 집에서 민선이가 입는 옷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일명 '베이비 파마'라고 불리는 뽀글뽀글 헤어스타일은 김민선의 도시적 분위기를 약간 누그러뜨리면서 코믹한 분위기를 낸다. 이 스타일은 촬영 때마다 '고데기'로 일일이 말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파마를 하면 그 스타일이 나오지 않아 이런 수고를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머릿결이 많이 상해 만지면 툭툭 끊어질 정도다. 드라마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 '김민선의 연기 철학'이다.



[2004.12.14 (화) 일간스포츠 김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