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의 절대 지존, 최민수가 13일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평소의 카리스마 이미지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대신 장난끼 가득한 얼굴과 말투로 스스로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아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가히 ‘최민수 스페셜’이라고 부를 만 했다.

최민수는 최근 유행하는 안어벙의 어법을 이용해 “한번 해 봅시다~”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인 출연자들도 최민수의 이 말에 포복절도. 이어 최민수는 자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공개했다.

우선 최민수는 대학 때의 자신의 특이한 별명을 소개했다. ‘남산의 황제 우주거물 최박사’. 당시 그는 대형 가방에다 버너, 코펠, 이외에도 300여 개 정도 되는 카세트테이프 등을 갖고 다니면서 학교 소극장 매트리스 사이에서 잠을 자는 등 평범치 않은 대학 생활을 했던 것. 이런 기행들로 인해 그에게 이런 별명이 붙여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최민수는 최근 들어 동성애를 연기연습을 한다는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결혼 후 최민수는 간혹 아내에게 동성애자 연기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것.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동성애자 연기를 할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이 말을 들은 최민수와 유재석은 서로 여성스러운 말과 어투를 흉내 내어 나머지 출연자들을 쓰러지게(?) 했다. 급기야는 서로 ‘숙자매’(최민숙, 유재숙)라고 부르기도.

자신이 겪은 민망한 경험담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느 날 공항에서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던 최민수에게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하자 팬 인줄 알고 손을 내밀었다고. 하지만 알고 보니 최민수가 아닌 뒷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던 것이다. 당시 최민수는 민망함과 무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옥주현은 자신의 친구가 겪은 최민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폭로했다. 옥주현의 친구가 대형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중 최민수가 방문을 한 것이다. 이 곳에서 문구 도난 방지를 위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던 친구에게 최민수가 한 말, “내 사인을 원하나?”. 최민수 자신도 이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어진 쟁반노래방에서도 최민수는 숟가락을 이용해 거울을 보거나 유재석을 ‘지집애’라고 부르는 등 숨겨진 유머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청자들은 평소 과묵했던 최민수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는 반응. 김민경 씨는 “동네 아저씨 같은 최민수의 모습이 좋았다”고 밝혔고, 최은숙 씨는 “생각지도 못한 최민수의 발랄함을 볼 수 있었다”고 색다른 평을 전했다.

비록 최민수의 카리스마는 무너졌지만 인간 최민수의 모습이 여과 없이 전달된 시간이었다. 이날 방송에는 최민수 이외에도 한강수 타령에서 함께 연기한 이윤지, 가수 옥주현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2005.1.14 (금) TV리포트 진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