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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한강수 타령’서 연기의욕 불태우는 박카스 청년 최성준
“타고난 자신감으로 연기도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배워 나가겠습니다”

MBC-TV 주말 드라마 ‘한강수 타령’에서 극중 고두심의 조카 윤수영 역으로 출연중인 신인 탤런트 최성준. 그의 연예계 데뷔는 인상적인 시리즈물 광고로 유명한 박카스 CF ‘첫 출근’편을 통해서였다. CF 모델에서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기라성 같은 선배들 밑에서 연기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진 그를 만났다. 

박카스 광고 ‘첫 출근’편으로 연예계 데뷔

커다란 키에 큼직큼직한 이목구비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특히 눈매가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무표정일 때는 부리부리하고 강렬한 인상이지만 살짝 미소를 지으면 그 큰 눈 속에 이내 귀여운 장난기가 어른거린다. 좀더 크게 웃으면 양쪽 입가가 기분 좋게 활짝 올라가 보는 사람마저 유쾌해지는 얼굴이다.

신인 탤런트 최성준(21). 그가 출연한 박카스 광고가 주목받았던 것은 아마도 그의 이런 ‘천진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첫 출근하는 날의 이른 아침. 단정하게 자른 머리에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양복 차림, 싱글싱글 웃으며 씩씩한 발걸음을 옮기는 한 청년이 길에서 만난 동네 어르신에게 수줍게 웃으며 말한다.

“그냥 조그만 회사예요.” “조그만 회사면 어때, 가서 크게 키우면 되지” 하고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어르신. 두 사람이 나누는 잠깐의 대화를 통해 보는 이의 마음속엔 이내 훈훈한 온기가 피어오른다.
그는 그렇게 풋풋한 ‘박카스 보이’로 연예계에 처음 나왔다. 박카스 광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연기자는 고수, 류승범, 주진모 등이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탤런트 한가인도 알려졌다시피 ‘박카스 걸’ 출신이다.

“자세도 좀 쭈뼛쭈뼛하고 표정도 어리버리하고… 제가 봐도 참 어설픈 모습이었어요. 연기 자체가 워낙 처음이다 보니 저 스스로 굉장히 어색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그 광고에는 더 잘 어울렸다고들 하시더라구요.”

그가 요즘 출연중인 드라마 ‘한강수 타령’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TV의 ‘부모님 전상서’와 엎치락뒤치락 시청률을 다투고 있다. 그가 맡은 ‘윤수영’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개가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큰엄마 밑에서 아들처럼 자란 청년이다. 사춘기부터 살짝 삐딱선을 타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며 큰엄마인 고두심의 애간장을 태우더니, 정체 불명의 아가씨 미애(박한별)와 살림을 차리면서 모처럼 마음을 다잡고 착실하게 큰엄마의 시장일을 돕는 중이다.

고두심을 비롯해서 김혜수, 최민수 등 하늘 같은 선배들과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초짜’인 그에게 큰 행운이다. 자신의 출연 장면이 없을 때라도 촬영장에 머무는 것 자체가 연기 수업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영 뻣뻣하기만 하던 그의 연기도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극중 윤수영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듯하다.

“평소에도 고두심 선생님을 ‘어머니’라고 불러요. 곁에서 어머니를 지켜보면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로 역할에 몰입하시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혜수 누나도 저를 귀여워해주세요. 어떤 땐 장난치다가 제 볼에 뽀뽀를 해주신 적도 있어요.(웃음) 최민수 선배님도 얼마나 유머가 넘치시는지…만나뵙기 전에는 좀 무서운 분이 아닐까 선입관도 없지 않았는데 막상 곁에서 뵈니까 그렇지 않더라구요. 항상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시죠. 한별이나 태규 형, 민선이 누나, 윤지 등 젊은 배우들끼리도 모두 친해요. 항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무수한 러브콜 받고 대학 입학 후 데뷔

최성준은 현재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재학중이다. 2학년까지는 수업도 거의 빠지지 않고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착실하게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가 2003년 9월 박카스 광고 이후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위해 현재는 휴학을 한 상태다. 사실 연예계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한 것은 중·고등학생 시절부터였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여러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명함을 건네받기 일쑤였다. 잘생긴 외모와 건장한 체격 덕에 어디서나 눈에 잘 띄었던 탓이다. 대일외고에 재학중이던 고교 시절에도 이미 여러 차례 데뷔 기회가 있었지만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관심을 두지 않았단다.

“고등학교 땐 공부해야 하니까 (연예계 데뷔는) 아예 생각도 안 했어요. 사실 제가 공부를 좀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특히 수학이나 물리 같은 과목이 강했어요. 그렇게 답이 정확하게 떨어지는 과목은 점수가 늘 잘 나왔는데, 언어 영역은 항상 점수가 많이 모자랐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 직전까지 점수를 많이 끌어올렸는데, 막상 수능시험에서 또 ‘피’를 봤죠. 평소에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데다, 교육 사업 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주저 없이 체육교육학과를 지망했어요. 재수는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재수를 한다고 더 잘할 자신도 없었구요. 후회는 없어요. 2학년 때까지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 생활하면서 지냈어요. 테니스부 활동도 하고 보드부 활동도 하고….”

그는 급한 것 없이 항상 무던한 성격이다. 인기에 우쭐하거나 연연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인기라면 이미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여학생들에게 무수히 러브레터를 받았지만, 그런 것에 별로 마음 써본 적이 없다고 한다. 풍족한 집안에서 3형제 중 맏아들로 자라 항상 낙관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즐기는 성격이어서, 모 방송의 오락 프로그램 ‘열혈남아’에 출연하는 동안 갖가지 체험을 하며 무척 즐거웠다고 한다. 그 프로그램에 6개월여 출연하는 동안 농사일, 동물원 조련사, 발레, 전투기 탑승, 화생방 훈련 등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특히 후니훈과 함께 전투기에 탑승했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열혈남아’ 중 몇 가지 테스트를 거쳐 후니훈과 그가 뽑혔는데, 일반인 중에서 전투기에 탑승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한다. 그러나 호기심 많고 도전 정신이 남다른 그에게도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화생방 훈련이었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이지 도망가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단다.

“전 항상 모든 일에 자신있게 맞서는 편이에요. 뭘 해도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도 있구요. 연기도 처음엔 그랬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랄까… 근데 막상 드라마에 투입돼 연기를 해보니 내 맘 같지가 않더라구요. 매주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저건 아닌데…’ 하는 아쉬움이 컸죠. 한 회 한 회 거듭하면서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우고 저 스스로도 조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연기에 대한 욕심이 한층 커지는 걸 느껴요. 무엇보다 연기가 참 재미있어요. 연기자라는 직업도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구요. 아버지는 공부엔 다 때가 있다며 절 유학 보내고 싶어하시지만 일단은 연기에 전념하고 싶어요.”

구김살 없이 반듯하고 솔직한 모습. 연기자로서 앞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갈 ‘박카스 보이’ 최성준의 행보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본다.



[2005.1.17 (월) 레이디경향 박연정/지호영(사진) 기자]




2005-01-17(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