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은 천하무적이다. 특히 자애로운 어머니의 역할로 말이다. `어머니` 고두심은 참으로 다양한 색을 지녔다. 마치 햇살을 통과시킨 프리즘처럼.

SBS 설 특집극(8일 방영) ‘엄마의 전성시대’에서 고두심은 늙은 나이에 임신한 임신모 정순희를 연기했다. 그것도 딸 소영(이태란)과 함께 임신을 했다.

소영은 그런 엄마가 못 마땅하고 창피하지만, 극중 순희는 아이를 낳겠다며 딸의 말을 일축했다. 쪽팔림은 한순간, 자식이 주는 기쁨은 평생이라며. 아마도 시청자들은 이 대사만 들어도 고두심의 절묘한 연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 연기는 팔색조에 가깝다. 임신모 연기뿐만 아니라, KBS 2TV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고두심은 치매를 앓고 있는 역을 소화했다. 이는 또 다른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숫자만 간신히 아는 무지랭이. 하지만 자식들에 대한 정성은 누구 못지 않은 어머니 역에 고두심만큼 어울리는 이는 없는 듯 했다. 치매를 앓는 그녀가 가슴이 아프다며 빨간약을 바르던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함께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그녀는 종횡무진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TV소설 ‘그대는 별’(KBS1, 2004)과 `인어 아가씨`(MBC, 2002)에서선 색다른 어머니 상을 선보였다. 드라마 뿐 아니다. 영화 ‘인어공주’에서 극중 나영(전도연)의 어머니로 출연한 고두심은 팔을 걷어 부치며 목욕탕 청소를 하는 억척 연기를 선보여 신선한 충격을 줬다.

장르를 넘나드는 고두심의 연기는 현재 방영중인 MBC 주말연속극 ‘한강수타령’(최종수 연출 김정수 극본)에서 다시한번 빛을 발할 예정이다. 사촌오빠로 등장한 임현식이 고두심의 `과거`를 자극하는 것.

이에 따라 생선가게를 하며, 자식을 `수발`하는 전형적인 어머니 모습에서 나아가 `엄마의 청춘`이 새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고두심의 옛 연인 역은 강춘걸(노주현)이 맡는다.

화려한 연기와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중견 고두심. `한강수타령`의 또다른 중심이 되는 그녀가 시청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일지 관심사다.



[2005.2.12 (토) TV리포트 진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