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허준·대장금을 연출한 사극전문 이병훈PD가 ‘조선왕조 오백년’ 이후 20여년 만에 왕을 전면에 다룬다.
7일 오후 경기도 용인 MBC 문화동산에서 MBC 월화드라마 ‘이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드라마는 조선왕조의 부흥기를 이룬 성군이자
천재 군주 정조(이산)의 업적과 사랑을 다룬 작품.
이병훈PD는 “늘 새 드라마를 시작할 때는 두렵기 마련인데 특히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임금 이야기를 다루는 ‘변화’를 준 터라 더 두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서동요’ 이후 약 1년 동안 차기작을 고르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왕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치적 포용력과 상공업 발달, 적서 철폐, 종교적 개방성 등의 업적을 일군 진취적 왕 정조가 눈에 띄었다. 또 그는 일생을 서바이벌 게임하듯
살아왔다는 점에서도 드라마틱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정조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지니느냐는 질문에 이 PD는 “작금의 현실, 즉 정치적 분열,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양극화 등
사회 전방위적인 어려움 속에서 250여년 전 비슷한 상황을 통쾌히 해결한 인물 정조를 발견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마침 시대적 배경과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왕이 아닌 민초의 이야기를 세밀히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PD는 스타일의 정형성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그는 “‘허준’
‘대장금’은 평범한 인물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공하는 이야기다”며 “이들은 모두 일종의 ‘성공스토리’란 비슷한 구조다. 그래서 기존의 것을
탈피해 다른 스타일을 찾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완전히 그의 스타일을 버린 것은 아니다. 왕의 업적보다는 한 개인이 소년에서
성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의 시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정극과는 또다른 차별성이 있다.
전작에서 수랏간, 의방 등 다양한 직업군을 묘사했다면 이번에는 ‘그림’을 그리는 곳인 도화서가 등장한다. 사실 정조를 택하기 전
‘김홍도’도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그림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작가의 권유로 결국 최종작은 정조가 됐다는 후문이다.
트렌디 사극 ‘다모’에 출연했지만 정극은 처음인 이서진이 이산(정조) 역을 맡았다. 그는 “이병훈 감독님 작품이라 모두들 기대가 큰 탓에
부담이 있다”며 “그동안 이 감독님과 일할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결국 이번이 첫호흡이다. 언젠가 이 감독님과 꼭 일을 하고 싶었던 만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서진은 첫 회부터 무술을 선보이며 등장할 예정.
정조가 사랑하는 여인 성송연 역은 한지민이 맡았다. 최근 종영한 ‘경성스캔들’에서 조선 말기의 독립투사 역을 코믹하게 소화해 인기를 모은
한지민 역시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 그는 “50부작의 호흡이 긴 작품이라 부담감이 있다”며 “대선배님들의 연기를 좇아가기 바쁘므로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조의 할아버지 영조 역은 이순재가 맡았다. 탁월한 통찰력과 불같은 성격의 그는 손자 정조를 엄격히 교육하는 카리스마를 갖춘 왕인 동시에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고 평생 후회하는 비운의 아버지다. 그는 “작품을 첫 대면하자마자 대본, 연출가 등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오랜만에 하는 궁중사극인데 짜임새가 있고 서스펜스, 정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괜찮은 드라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가장 흥성했던 영·정조 시대를 다루며 도화서(圖畵署), 액정서(掖庭署), 세자 익위사(世子翊衛司) 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할 ‘이산’은 오는 17일 첫 방송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혜진 기자 kukiza@kmib.co.kr ,사진제공 아이컬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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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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