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정경화 기자]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드라마 문을
여는건데 잘되야 할텐데…"
MBC 새 월화드라마 '이산'(이병훈 연출, 김이영 극본)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은 이창훈은 17일 첫회가 끝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첫회가 10%대 중반 시청률로 괜찮게 나왔고, 또 시청자 반응이 좋아 내심 흡족하다.
'사도세자'가 역모를 꾸민다는 노론의 밀고로 영조(이순재)의 오해를 받아 8일만에 뒤주속에 갇혀 굶어죽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
17일 첫회에서 영조의 꿈속에 아버지 영조를 제거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장면과 중반 격노한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속에 갇힌 뒤 아들
이산(박지빈, 나중 영조)과 뒤주안에서 얘기하는 처절한 장면으로 이창훈은 드라마 '이산'의 인상을 초반 시청자 깊숙히 심어넣었다.
18일 마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창훈은 "'뒤주속' 대화신을 위해 정말 고생했다"며 "감독님이 '쇠소리' '속소리' 다 내야한다고
해, 많이 고민스러웠다"고 말했다. 1제곱미터 밖에 안되는 뒤주속에서 아버지 영조도 원망 안하고 며칠동안 굶은 극한상황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하나하는 고민끝에 이병훈 감독은 그걸 '쇠소리'가 표현했고, 이창훈은 또 그걸 목소리로 표현해내야했다.
"사도세자가 30대초 창창한 나이에 목이 갈라지는 소리를 내야하는데, 뒤주속에 갇히면 어떤 소리를 내야하나 알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일부러 목이 쉬게 며칠동안 집에서 잠잘때는 이불속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고, 목 부드러워지지 않게 촬영 며칠전부터 물도 안
마셨다고 한다.
이창훈은 이번 뒤주촬영을 영화 '왕의 남자'를 찍은 부안 오픈세트에서 찍었다. 궁 촬영은 창덕궁에 경복궁 용인까지 다녔다고 한다. 자신이
맡은 사도세자에 대해서는 "총명했는데, 일찍 죽는 안타까운 인물"이라고 했다. "혹자는 사도세자가 좀더 살아 왕이 됐더라면 좀더 국가가 개혁되고
발전돼 조선 후기역사가 달라졌을 거라고 한다. 지빈이가 맡은 이산 영조도 아버지 사도세자의 뜻을 잘 알아 죽기전까지 그토록 효자였고
그리워했으며, 대신 조부인 영조를 그토록 미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창훈은 "극중 '영조에게 보여주면 나를 만나줄 것이다'고 아들에 말하는 그 그림이 있는 '화각함'이 영화 '다빈치 코드' 같은 큰
모멘트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이산'에 대해 궁금증도 던졌다.
이번 '사도세자'의 특별출연은 연출자인 이병훈 PD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 이감독이 연출한 지난해 드라마 '서동요'에서 목라수 역을 잘
해내 30회에 죽는 것을 끝까지 나오게했고, 이감독의 히트드라마 '대장금'도 이창훈에 처음 섭외가 갔던 작품이었다. 당시 '대장금'에 여주인공이
신인이었더라면 이창훈이 남자주인공을 했을테지만, 이영애가 여주인공이 돼 상대역을 지진희로 맞춰 출연이 무산된 적이 있다.
이창훈은 드라마 '이산' 촬영을 일단 끝냈지만, 영조 정조의 회상장면을
위해 간간히 몽따쥬 촬영을 할 예정이다.
'이산' 첫회를 잘 열었다는 흡족감에 이튿날인 18일 MBC 새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를 촬영중인 이창훈은 이날 촬영현장에서 한턱
쏘겠다고 했다. 마침 태풍 때문에 비도오겠다, 호텔신만 찍고 바깥촬영은 대충 미루는 걸로 제작진과 합의를 봐 근처 홍대앞 오삼불고기집에 가기로
했다. 이병훈 감독과의 신의도 지켰고, 드라마도 잘 열었고, 또 오랜 외유끝에 10년만에 MBC드라마를 연달아 하게된 흐뭇함도 있다.
이창훈은 새 드라마 '그래도 좋아'(10월 1일 첫방송)에서 아버지(한진희)의 첫사랑 결실로 태어난 아들 윤석우 역으로 출연한다.
똑똑하지만, 한이 많아 '인생은 내편이 아니다'며 술 여자 좋아하는 반항아 30대초로, 떠밀려 결혼한 김지호와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이혼하고
나중 '아내를 사랑했다'는 걸 재발견하게되는 개과천선의 주인공이다.
[사진 = 이창훈(MBC '사도세자' 화면 캡처)]
(정경화 기자 chm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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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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