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산’ 울리고 웃긴 이병훈 PD의 연출과 편집의 묘(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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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15일 방송된 MBC 월화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 9회는 위조된 휘지로 위기에 빠진 세손 이산(이서진 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8회에서 납치된 송연(한지민 분)을 찾아 헤매는 대수(이종수 분)과 달호(이희도 분), 남사초(맹상훈 분), 이천(지상렬 분)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극을 이끌어갔다.

이천은 춘화를 그려주는 대가로 기방에 초청됐다. 그 기방에는 그토록 애타게 찾던 송연이 갇혀 있고 그것도 모른 채 이천은 주색에 취해 도자기를 요강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 장면은 송연의 애처로운 도움 요청과 긴장한 탓에 소변 볼 곳을 찾아 헤매는데 정신을 팔려 있는 이천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웃음과 눈물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명장면이었다. 게다가 이천이 얼큰히 취한 후에 기방을 빠져나올 때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기도 하며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달호는 남사초에게 위장을 해야 한다며 자신의 '인조 수염 컬렉션'을 들이밀기도 하고, 대수와 함께 색주가를 구석구석 훑으며 송연을 찾아 헤맬 때도 기녀들의 유혹에 정신을 놓기가 일쑤다. 특히 깍정이 패의 인상 착의를 알고 있는 달호가 우연히 그들과 한방에 있게 되는 장면에서는 깍정이 패의 얼굴을 과장된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면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연출자 이병훈 PD는 창고에 갇혀 색주가로 팔려갈 위험에 처한 송연과 음모에 휘말린 이산까지 겹쳐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전반적인 극 분위기를 자연스러운 감초연기자들의 호연을 통해 웃음으로 살려주는 구성을 택했다. 또 끝까지 긴장과 웃음으로 범벅이 된 9회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고대하던 이산과 송연의 재회를 그리면서 감동으로 마무리 지어주는 ‘연출과 편집의 묘’를 선보였다.

위급한 상황에서의 코믹한 설정은 자칫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시청자들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병훈 PD의 노련한 연출은 두 가지를 이물감 없이 엮어내는데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기 상황과 감초 연기자들의 코믹한 행동으로 드라마를 보는 1시간여 내내 울고 웃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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