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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영조의 손자 제왕만들기 방식 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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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사극 ‘이산’에서 영조(이순재 분)의 손자 제왕만들기 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조는 손자인 이산(이서빈 분)의 음해세력인 노론의 틈바구니에서 손자를 왕으로 만드는 방법이 ‘강한 자식만들기’이자 ‘강한
리더십의 제왕’이라는 의미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세자 이산은 항상 정적들의 계략에 의해 시련을 맞는다. 중전인 정순황후와
화완옹주, 노론파 대신들은 어떻게든 나이 어린 세자를 궁지에 빠뜨리려고 한다. 세자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침투시키고 세자궁에 총을 놓은 것도
이들이다. 무관 시험에서 “(사도)세자께서 죽은 이후 우리에겐 임금은 없다. 우리에게 임금은 오직 사도세자 아들 저하뿐이다”는 답안지가 발견돼
이산은 역모의 혐의를 뒤집어쓰고 있다.
하지만 영조는 손자를 감싸고 돌지 않는다. 그럴수록 더욱 잔인하게 임금 자질을 테스트하며
제왕학을 가르친다. 영조는 손자가 계략에 빠질 때마다 항상 “2~3일 말미를 주고 이 기간동안 해결해내야 혐의를 벗을 수 있다”는 식이다. 한
시련을 해결하면 다음 시련이 기다리고 있고 이는 ‘이산’을 끌고가는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들이자 이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죽이고 평생을 후회하는 영조는 속마음을 절대 드러내는 법이 없다. 심지어 손자에게 “사도세자가 죄인이냐 아니냐”를 묻는 잔인한
할아버지다. 상대의 의중을 간파하는 듯한 이순재의 뛰어난 표정연기로 상황은 더욱 긴장감을 지니게 된다. 그래서 이산의 가장 무서운 상대는 노론이
아니라 할아버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영조는 세손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품고 있어 명석한 두뇌와 번뜩이는 재치로 위기에 빠진
이산을 구해낸다. 정후겸(조연우 분)등 이산의 정적들이 이산과 똑같은 옥인과 필지를 위조해 죄인들을 빼돌린 사건으로 이산이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왕을 능멸했다는 상황을 모면할 길이 없었다. 화공들까지 휘지의 옥인이 이산과 동일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영조는 감자에 물이
스며들게 해 복제한 옥인은 며칠 지나면 변색된다는 점을 밝혀 이산을 위기에서 구출해낸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외국 드라마의 수사대장을 보는 것
같은 활약이었다”며 영조의 재치에 감탄을 금치못했다.
특히 영조가 세손이 임금을 속이고 국법을 어기는 대역죄를 지었다고 들고
일어나는 조정 대신들에게 “경들은 세손에게 그렇게 밉게 보였다가 장차 어쩔려고 그러는 거야? 뭔가 그대들은 혹 세손이 임금이 못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 때까진 너희들도 그 입들을 닫아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대목은 완벽주의자로 명석한 두뇌가 잘 드러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이산이 왕이 되기까지의 쉽지않은 과정을 그리는 성장드라마라 할 수 있는 ‘이산’에서
자식(손자)을 강하게 다루는 왕의 역할은 사극에서 지금까지 좀체로 부각되지 않은 부분이라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산과 노론의
단순한 갈등구도 외에도 독특한 성격의 영조 왕이 크게 개입하고 있다는 게 ‘이산’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고 해석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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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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