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늦게 출발 MBC '이산', SBS '왕과 나'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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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맞수 1승 1패 박승 승부, 3차 사극 대결 이병훈 PD, 김재형 PD 바짝 추격

마치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두 월화 사극 드라마가 시청자를 상대로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SBS 김재형 PD의 '왕과 나' MBC 이병훈 PD의 '이산'이 매회 1%포인트 차로 숨가쁜 시청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두 사극 거장들은 종전 한차례씩 사극 대전에서 1승 1패의 전적을 거뒀기에 이번 세번째 맞대결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흥미를 안겨주고 있는 상황.

내시의 삶을 속살깊이 보여주고 있는 '왕과 나'가 8월 27일 방송을 시작하면서 초반기세를 잡았다. 9월 4일에는 27.1%(TNS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세는 좀처럼 30%고지를 넘지 못했다.

3주 뒤인 9월 17일에 첫방송을 한 MBC '이산'은 이미 '왕과나'에 자리잡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병훈 PD의 저력이 점차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처음 불안했던 이서진 한지민의 연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안감을 종식시켰고 든든한 기둥 이순재의 영조 연기는 '왕과 나'신구와 더불어 드라마의 중심을 떠받쳐 주고 있다.

4주차만에 '이산'은 21.7%를 기록하며 1%차이로 따라잡는 저력을 발휘했고 '왕과 나'는 고주원 오만석 구혜선 등 성인연기자들의 미스캐스팅 논란에 휩싸이며 정체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유약해 보이는 이서진이 과연 정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어려보여 여인의 향기가 묻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지민까지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던 '이산'은 이서진의 암살 위협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대한 '서바이벌'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연민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지민의 물기어린 연기도 충분히 여성스러움을 함유하고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대장금' 드림팀이었던 배우들의 총출동 지원 사격이 '이산'을 친밀감있게 만들고 있다.

이에 반해 '왕과 나'는 내시들의 생생한 실제 모습을 매회 선정적이리 만치 강렬하게 선보였다. 종국에는 내시와 왕과 한 후궁의 말못할 삼각관계를 점차 선명하게 보여주려는 의지가 뚜렷이 궤적을 그리며 연상케 하고 있다. 젊은 배우들의 미흡한 연기는 신구 전광렬 전인화 양미경 등 고참 연기자들이 간극을 메워주고 있다.

결국 이러한 팽팽한 두 사극의 대결은 '이산' 14회만에 승부가 엇갈리는 모습을 띄고 있다. 수도권 기준 TNS 시청률로 23.5%를 기록한 '이산'이 '왕과 나'를 1.2%앞섰기 때문이다.

MBC 최문순 사장은 기대가 컸던 만큼 이번 결과에 무척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도 3주나 늦게 뛰어든 '이산'이 열세를 극복하고 '왕과 나'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은 향후 시청자들의 '이산'에 대한 기대심리를 반영한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두 사극이 모두 20%대에서 경쟁하는 현 상황은 월화극 시청층 외연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두 드라마가 제로섬 게임이 아닌 윈윈 게임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의 선전을 더욱 환영하는 분위기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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