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에 드라마 이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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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데리고 조만간 촬영장 구경갈 거에요.”(삼성생명 포워드 박정은)

여자프로농구에 MBC 인기 드라마 ‘이산’ 열풍이 분다.

이산은 사도세자의 아들로 노론 세력의 갖은 위협을 견뎌내고 왕위에 오른 조선시대 개혁군주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허준, 상도, 대장금의 이병훈 PD가 연출하고 이서진이 타이틀롤 이산 역을 맡아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다. 그런데 왜 여자농구 선수들이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것일까.

바로 최근 세손 이산의 책사역으로 비중있게 출연중인 탤런트 한상진(홍국영 역)이 삼성생명의 간판스타 박정은의 남편이기 때문이다. 최근 3회 가량은 이서진과 함께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주요 배역이다. 국가대표로 10년 가까이 활약중인 국내 정상급 포워드 박정은은 요즘 남편의 드라마가 방영되는 월, 화요일이면 저녁훈련을 마치자마자 바로 시청모드로 돌입한다고. 2004년 5월 결혼 당시에는 탤런트 한상진보다는 여자농구선수 박정은의 인기가 더 높았지만 최근 ‘이산’의 인기로 박정은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정은은 “전에는 후배 선수들이 주위사람들로부터 ‘박정은 남편이 어디에 나왔대?’라는 질문을 받으면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는데 이제는 하얀거탑에 이어 이산이 인기를 모으면서 설명하기가 쉬워졌대요”며 즐거워했다. 박정은은 “드라마 방영하는 날은 야간 훈련 마치고 목욕재계한 뒤 TV 앞에 정좌한다니까요”라고 말한다.

한상진은 올해 초 방영된 ‘하얀거탑’에서 주인공 장준혁(김명민)의 오른팔 역할인 박건하로 출연해 시청자들에 강인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을 받았다. ‘이산’의 이병훈 PD도 이 드라마를 본 뒤 한상진을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은과 친한 국민은행의 가드 김지윤도 “요즘 상진이(남의 남편을 이렇게 부른다) 엄청 떴어요. 드라마 봐야 되니까 전화 끊어요”라며 다른 선수들도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본다고 말한다.

드라마 보느라 경기에 지장은 없는지 모르겠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m.com)

200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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