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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너무나 이상적인 왕, 지극히 현실적인 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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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이산’, 너무나 이상적인 왕, 지극히 현실적인 신하.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순화된 MBC 월화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인물 설정이 극의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11월 12일 방송된 MBC 대하사극 ‘이산’ 17회에서 이산(이서진 분)이 다시 한번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며 정권잡기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금까지 정순왕후(김여진 분)와 화완옹주(성현아 분) 일파의 음모에 무기력 하게 휘둘리던 이산이 조금씩 자의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 ‘이산’이 왕으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본격적으로 시험받게 되는 과정에서 이산을 지극히 이상적인 인물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세존 이산을 보위하는 홍국영(한상진 분)을 이산과 반대로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묘사해 캐릭터의 균형 맞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주 16회에서 영조(이순재 분)가 능행 중 갑작스럽게 괴질에 걸려 쓰러진 후 영조는 이산에게 궁으로 돌아가 왕실과 조정을 지키라는 어명을 내린다. 이산의 회궁은 정순왕후(김여진 분), 정후겸(조연우 분), 최석주(조경환 분)에게는 절대로 막아서야 할 일이자 이산을 암살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던 것. 정후겸은 도적떼를 이용해 궁으로 돌아오는 이산을 제거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지만 홍국영(한상진 분)이 이를 눈치채지 않을 수 없다. 홍국영은 이산에게 궁으로 돌아가는 두 갈래 길 중 하나에 가짜 왕을 보내 적을 교란시키자고 청하지만 이산은 “나에겐 익위사 관원들의 목숨도 중요하다”며 끝끝내 모두 함께 할 것을 주장했다.


이산과 익위사 관원들이 20리를 달려와 한 마을에 도착해 잠시 쉬고 있는 찰나, 홍국영은 대수(이종수 분)에게 왕의 옷을 입히고 적을 교란시키기 위해 먼저 자리를 뜨게 한다. 결국 고집을 부리는 이산을 속이기로 한 것. 그 사실을 뒤늦게 안 이산은 “나혼자 살자고 저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고 격분하지만 목숨을 내놓고 왕명을 어긴 홍국영과 남사초(맹상훈 분)의 충정에 못내 가슴을 치며 궁으로 입성했다.

이산이 스스로 왕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할 명분과 권위는 스스로 지켜나가고 이를 얻기 위한 과정 속에서 실리는 홍국영과 같은 신하들에게서 얻어내고 있는 드라마 ‘이산’의 ‘균형잡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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