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뒤엔 숨은 공신들이..'이산' 촬영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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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14일 경기 용인시에 소재한 MBC 창사 46주년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김근홍)의 촬영 세트장. 140억원이 투입된 세트장에서 스탭들과 주요 출연진 및 수백여 엑스트라들이 다음 주 방송될 19~20회분을 위해 촬영에 한창이었다.

사극 촬영지인만큼 극중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가지각색 진풍경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수다에 한창인 출연진이 있는가 하면 한 중견 엑스트라는 홀로 사진을 찍는 일명 '셀카'에 심취해 있었다. 일부는 촬영이 끝나자마자 잠시 벗어제꼈던 안경을 찾기에 바쁜 모양이었다.

장르 자체가 사극이어서 주의를 요해야 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자칫 방송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때문에 화기애애한 촬영 분위기 속에서도 제작진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병훈 PD의 진두 지휘 하에 촬영 감독 및 스탭, 출연진들은 싫은 내색 없이 촬영에 임하거나 혹은 다음 촬영지로 이동하기에 바빴다. 제작진의 고초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 중견 엑스트라는 "하루종일 이어지는 촬영이지만 정작 출연장면은 얼마 되지 않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지루하고 힘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드라마가 방영될 때만큼은 이 같은 고생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뿌듯하고 작품에 애착이 생기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산'의 숨은 공신들 중에는 이병훈 PD와 함께 영상의 미학을 만들어내는 촬영팀도 있다. 촬영장 내 최고의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김영철 촬영 감독은 "무엇보다 빠듯한 촬영 스케줄을 감당하기가 벅차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면서도 이병훈 PD의 열정을 귀감으로 삼아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영상미학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서인지 모두들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촬영지 최전선에서 팀을 이끌고 있는 이병훈 PD 역시 말못할 고민이 많았다. 시청률 20%를 넘기면서 내용 전개는 물론 인기에도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지만 역사적 사실을 기반에 둔 작품이라는 점에서 자칫 지루함을 안겨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휴머니즘을 녹여내는 선에서 다양한 제작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제작진의 노고가 있던 터라 출연진들도 피곤한 내색 없이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극중 홍국영 역을 맡아 인기 반열에 오른 한상진은 잦은 NG로 행여 제작진에 누를 끼칠까 촬영장 한구석에서 수십여차례 대사 연습을 한 뒤 촬영에 임하는 배려를 보였으며, 주인공 정조로 분한 이서진과 영조 역의 이순재, 성송연으로 출연중인 한지민 또한 4달여간 진행된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을 감내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그야말로 훈훈한 광경의 연속인 '이산' 촬영지다.

[갖은 고초 속에 작품을 위해 고생도 마다 않는 '이산' 출연진들. 사진제공 = MBC]

(고홍주 기자 cool@mydaily.co.kr)

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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