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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이현.이호형] 이산이 일어섰다. 아버지 사도세자 죽음
이후 자신을 죽이려는 적대세력을 그저 피하려고만 했던 이산이 서서히 세자로서의 위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연예인은 배역따라 간다는
말도 있지만, 요즘 이서진(34)은 그야말로 최고다. MBC TV 월화극 '이산'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유약해보이지만, 결코 유약하지 않은 이산의
모습을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이는 부드러운 미소와 적대 세력에게 던지는 뼈있는 한마디에 안방극장이 들썩이고
있다.
● "솔직히 홍국영이 더 멋있죠. 하하"
시대를 통틀어 왕이란 '무한권력'을 누리는 인물이다. 부와
명예는 물론이고, 말 한마디면 천하가 벌벌 떠는 위용을 지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왕으로서 삶을 살고 있는 이서진은 "왕으로
태어나는 것이 행복한 일 만은 아닐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왕이란 배워야할 것, 겪어야할 것, 그리고 지켜야할 것이 너무 많은
위치에 있기 때문. 특히 정조의 경우 아버지를 잃은 후 할아버지 영조의 뜻대로 살아야했던 삶이, 도처에서 도사리는 위협 속에서 목숨을
부지해야했던 삶이 전혀 부럽지 않다는 속내다.
"솔직히 홍국영이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유머도 있고, 똑똑하고 무엇보다 뚜렷한
주관이 있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산은 생각이 복잡한 인물이라서 연기하기 어려워요. 다른 왕들처럼 여자와 술을 탐하지 않았다는 점도 어려운
점이죠.(웃음)"
하지만 그는 현재 인간미 물씬 넘치는 이산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정조의 이미지를 대변하게
된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죠. '이산'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정조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대본에 충실하면서 왕이 되기 위한 과정을
겪는 젊은이로서의 이산을 그려내고 있어요."
● '다모' 때와는 다른 연기, 매력적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명대사를 만들었던 2003년 '다모'에 이어 두번째 사극도전. 하지만 그는 "역할도 그렇고, 대사톤도 그렇고 두번째가 더 힘든 것
같다. 마치 처음 사극에 출연하는 느낌"이라고 엄살을 부린다.
'다모'때 황보윤이 서자라는 신분을 깨기 위한 출세욕과 한 여인에
대한 사랑 만을 표현하면 되는 단조로운 인물이었다면, 지금은 살기 위해 왕이 되야하는 복잡한 인물이라는 것. 기쁨·슬픔·분노·행복 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감정을 표현해야한다.
"정조는 만나는 사람도 많았고, 박학다식해야돼요. 외적으로야 다모 때가 멋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느껴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이산'이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현
기자[tanaka@jesnews.co.kr]
사진=이호형 기자[leemario@ilgan.co.kr]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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