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산·골든에이지, 반대파 보듬은 정치력…난세에 이룬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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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역의 이서진
역사 속의 진정한 성군(聖君)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고난을 극복하면서 만들어진다. 대선을 앞두고 역경을 이겨내고 진정한 제왕으로 거듭난 영국과 한국의 리더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 16세기 영국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엘리자베스 1세가 주인공인 대하사극 ‘골든 에이지’와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룬 정조대왕을 그린 MBC 월화드라마 ‘이산’이 압권이다. 엘리자베스 1세와 정조대왕이 재위 과정부터 어려움 겪고 왕위에 올라 곧은 신념과 현명한 정치력으로 성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공통점이다. 시공을 초월한 성군의 이미지는 당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모를 잃은 아픔

엘리자베스 1세와 정조대왕은 부모 중 한명이 비참하게 죽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왕위에 오른 나이가 20대 중반이란 것도 비슷하다. 엘리자베스여왕은 헨리 8세와 두번째 왕비 앤 불린 사이에서 태어났다. 헨리 8세는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조강지처를 버리면서 가톨릭교와 결별하고 종교 개혁을 단행한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가톨릭교와 충돌했던 헨리 8세는 앤 불린을 간통죄로 몰아 처형한다. 이때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한 엘리자베스는 소녀 시절 런던탑에 유폐돼 살아오다 이복언니인 메리 1세가 사망한 25세에 왕위에 오른다.

정조는 ‘이산’에서 묘사됐듯이 할아버지 영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역모죄로 몰아 뒤주에 가둬 굶겨 죽여 유년의 아픔으로 남았다. 끊임없는 자질 시비와 모함을 이겨내고 24세에 왕위에 오른다.

#끊임없는 도전과 역경

엘리자베스 1세 역의 케이트 블랑쉐
엘리자베스여왕은 가톨릭교와 신교의 갈등 때문에 재위 초기부터 끊임없이 암살 위기를 맞아야 했다. 또한 신교를 악마의 세력으로 단정한 로마 가톨릭교와 끝없이 충돌을 빚어야만 했다. 영화 ‘골든 에이지’에서는 사촌인 가톨릭 교도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를 왕위에 올리려는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영국의 ‘황금시대’를 열어가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조는 ‘이산’에서 묘사되듯이 세손 시절부터 숱한 암살의 위험에 시달려야 했다. 정조와 정적관계인 노론벽파가 끊임없이 정조의 목숨을 노렸기 때문이다. ‘이산’에서는 그 배경에 영조의 세번째 왕비 정순왕후와 고모인 화완왕주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묘사된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정실 왕후가 아닌 후궁의 아들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죽은 후에도 ‘독살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뛰어난 정치력

엘리자베스 여왕과 정조 모두 복수를 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살았다는 점이 가장 이상적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골든 에이지’에서 묘사되듯이 처음에는 자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가톨릭교를 차별하는 데 반대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그들을 자신의 국민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친 후 영국 절대주의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중상주의 정책을 펼쳐 경제적으로 윤택해졌고 문화에도 정성을 쏟아 셰익스피어·베이컨 등이 배출됐다. 정조 역시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어 단원과 혜원 등 뛰어난 화가가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또 많은 예술적 업적이 그의 노력에 의해서 후대에 유산으로 남았다.

정조와 연산군이 가장 다른 점은 복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조는 무예에 뛰어났고 의술에도 밝았다. 학식도 뛰어나 신하를 가르칠 만큼 학문도 깊었다. 규장각 제도 실시 등 많은 치적이 있지만 ‘조선의 르네상스’로 불릴 만큼 문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최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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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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