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 밤만 되면 왕들이 바람이 난다?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성군들인 성종과 정조가 그 주인공들이다. SBS와 MBC의 월화사극 ‘왕과 나’와 ‘이산’이 국사(國事) 또는
정사(政事)에 매진해야 할 임금들이 남녀간의 정사(情事)에 골몰하는 ‘왕들의 스캔들’을 그려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산’에서는 요즘 세손(이서진)과 송연(한지민)의 러브라인이 꿈틀되며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로 대접받고 있다. 무자년 첫날인 지난
1일 연속으로 방영된 31·32회를 통해 화원수업을 위해 청나라로 떠나는 송연이 애뜻한 마음을 담아 서찰을 띄우고. 이를 받아든 세손이
나루터에서 남몰래 배웅하는 장면이 방영되자 두 사람간의 애정전선이 언제쯤 꽃을 피울까 고대하던 시청자들의 욕구도 단숨에 채워졌다. 이날 방송분
모두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역사적 결말과는 어긋나지만 ‘신데렐라 신드롬’의 요소를 지닌 스토리라 향후 극의 전개가 더욱
기대된다.
‘왕과 나’ 역시 최근 성종(고재원)과 얼우동((於乙于同·김사랑)의 ‘금지된 장난’으로 극중 조정은 물론 현대의 시청자 사이에서도
논란을 낳고 있다. 조선조의 몇안되는 ‘팜므파탈’로 지목되는 얼우동을 만나려고 궁궐 담을 훌쩍 뛰어넘는 왕의 모습을 놓고 이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이같은 눈요깃거리도 하락세인 시청률을 반전시키는데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듯하다. 다만 ‘왕의 여자’를 맡은 김사랑만은 새로운 연기 이미지로 남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정재우기자 j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