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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色 ‘사극 뷔페’ 입맛대로 골라봐…퓨전 ‘쾌도 홍길동’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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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안방극장의 대세는 단연 ‘사극’이었다. ‘주몽’을 필두로
‘대조영’ ‘태왕사신기’ ‘연개소문’ 등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극은 2008년에 오히려 색다른 소재와 신선한 접근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주목받는 사극 KBS2 ‘쾌도 홍길동’과 MBC ‘이산’, KBS1 ‘대왕세종’의 3색 매력을
짚어봤다.
#10대용 쿨한 사극 KBS2 ‘쾌도 홍길동’
패랭이를 쓰고 파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호부호형’을 목 놓아
부르는 진지한 홍길동은 잠시 잊어도 좋을 듯하다. 갖가지 색의 색안경을 쓰고 “난 천재니까…”를 연발하는 한량 홍길동이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
2일부터 KBS2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쾌도 홍길동’은 홍길동이 양반가 서자 출신이란 사실 빼고는 모두가 가공됐다. 저잣거리에는 무희들이
배꼽을 내놓고 테크노 댄스를 추고, 양반들은 골프를 즐긴다. 홍길동 역시 등장했다 하면 모두가 학을 떼는 골칫거리일 뿐이다. ‘환상의 커플’
‘마이걸’ 등의 드라마에서 통통 튀는 캐릭터 열전을 선보였던 홍자매(홍정은·홍미란)는 ‘쾌도 홍길동’에서도 기존의 고정관념들을 가뿐히 넘어서는
사극을 창조했다. 과감한 CG의 사용과 주연들의 망가지는 연기도 돋보인다. 겨울방학을 맞아 10~20대가 좋아하는 코믹함과 세련됨을 사극의 틀
안에 적극 녹여 넣었다. 시청률 역시 15%대를 유지하며 수·목 드라마 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멜로라인 드러낸 여성사극
MBC ‘이산’
이병훈 PD는 ‘사극의 대가’로 통한다. 그의 작품들은 의녀,
궁녀, 상인 등 권력과는 멀리 떨어진 전문직 인물의 성공기를 밀도 있게 다뤄 ‘허준’ ‘대장금’ 등을 국민드라마의 대열에 올려놨다. 게다가 그는
주인공들 간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적재적소에 배치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재주까지 가지고 있다. ‘허준’이나 ‘대장금’의 성공에는 주인공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연인들의 존재가 밑거름이 되었다.
한동안 세손 이산(이서진)과 노론벽파의 권력투쟁에 집중하는 듯하던
드라마는 1일 방영분에 이산과 성송연(한지민)의 안타까운 이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계속 오랜 친구의 관계를 지속하던 두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기 시작한 것. 시청률도 25%를 돌파 3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은 “이산과
송연을 빨리 연결시켜 달라”는 여성시청자들의 의견이 줄을 잇는다.
#남성사극 KBS1 ‘대왕세종’의 도전
그동안
정통사극으로 주말 밤 남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던 KBS사극은 2008년을 도전의 해로 설정했다. 이는 5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대왕세종’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대왕세종’에서는 그동안 KBS 사극에서 찾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우선 대사가 현대극 수준으로
과감히 줄어든다. 특히 태종 역을 맡은 김영철의 대사는 짧아졌지만 위엄을 잃지 않는 새로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그리고 첫 회부터 궁 안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해 이를 추적하는 추리극의 형식도 도입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을 하늘에서부터 잡는 색다른 카메라 워킹 역시 주목을 받았다.
기존 KBS 사극의 무게를 유지한 채 현대극의 장점을 수용한 유연성이 돋보인다. 초반부터 펼쳐진 주연들의 호연과 빠른 상황 전개로 ‘대왕세종’은
‘대조영’의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시청률도 6일 방영분이 22%를 넘어서며 일찌감치 동시간대 맹주로 자리잡았다.
〈 하경헌기자
azima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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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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