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산' 제2의 주인공은 의상! 어떻게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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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이산' 정조시대 개막, 의상의 향연을 즐겨라!'

'이산'에 정조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9월 처음 방영돼 극 중반부를 넘어선 MBC 월화 특별기획 '이산'(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김근홍)이 조선조 22대 임금 정조의 즉위 이후 제2막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이러한 극중 정세와 맞물려 주인공들의 의상 변화가 도드라져 눈길을 끈다.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는 볼거리이자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매개체로 그 역할에 충실해왔던 드라마속 의상, 정조 시대 개막에 맞춰 바뀐 등장 인물들의 의상 변화는 '이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 향연이기도 하다.

먼저 왕의 의상을 뜻하는 정조(이서진 분)의 용포(龍袍)는 그 직위 만큼이나 고급스러움으로 대변된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푸른색에서 붉은 계열로 바뀐 색채에 있다. 정조의 강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기복적인 의상 색채에도 변화를 줬다는 것이 '이산' 의상팀의 설명이다.

'이산'의 의상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MBC 미술센터의 이혜란 과장은 "얼마 전까지 등장했던 '이산'의 영조나 '대왕세종'의 세종을 살피면 기본적으로 용포가 붉은 계통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조의 경우 같은 홍색이라도 어둡고 붉은 자줏빛에 가깝게 명도나 채도의 변화로 기존 왕들의 의상과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색채적 변화만으로는 '용포'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왕이나 그 권속이 다는 흉배를 특별히 이르는 '보'(補)는 양쪽 어깨에 탈부착하는 자수 형식의 천이다. 순전히 수작업으로 제작이 진행되고, 제작 기간만 한달여가 소요될 정도로 '이산' 제작팀이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어 남다른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한가지 비화를 덧붙이자면, 정조의 의상에 부착된 '보'는 지름 42cm, 영조의 보는 36cm의 지름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각각 정조와 영조 역을 맡은 이서진, 이순재의 체격적인 면을 고려한 수치라고 한다. 또한 정조의 의상 제작비는 '이산'에 등장하는 의상 가운데 가장 비싼 4~5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산' 제작팀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바로 넉넉지 못한 제작비를 절감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등장 인물들의 의상이 중복되지는 않되 이미지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려해 최대한 활용중이라는 것이 제작팀의 설명.

'이산'에서 화려한 볼거리의 향연은 궁중 여인들의 의상으로 대변될 수 있다. 훗날 정조의 후궁이 되는 의빈 성씨 성송연(한지민 분)은 주요 활동무대가 도화서인 만큼 차분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주로 모던한 디자인에 푸른 계열의 색채를 중심으로 의상이 제작돼왔다. 이는 송연의 곧고 당찬 면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가 곁들여진 것이었는데 후궁 의빈 성씨가 되면서 추후 고급스러운 느낌의 금박 혹은 은박이 어우러진 분홍빛 계열 의상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정조의 정비 효의왕후(박은혜 분)는 착하고 조용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다. 의상팀은 배색을 최대한 피해 효의왕후의 부드럽고 차분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고, 정조의 즉위 이후에도 별다른 이미지 변화를 보이지 않는 만큼 컬러 이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조의 즉위를 방해하는 배후 세력으로 활동하나 귀향길에 오른 화완옹주(성현아 분)나 정조의 즉위 이후 검은 속내를 잠시 숨겨놓고 있는 정순왕후(김여진 분)도 극중에서 잠시 꼬리를 감추고 있는 터라 추후 캐릭터 전개에 따라 의상 변화에도 강약이 생길 예정이다.

이 두 여인의 기존 의상 역시 성격을 대변할 만한 색채 배합으로 제작돼 왔다. 15살 어린 나이에 66살의 영조 임금과 혼인, 계비가 된 정순왕후는 나이에 맞지 않게 노회한 성격에 능수능란하고 야심이 큰 인물인 만큼 강하지만 어둡고 힘이 있는 색채와 깃, 치마의 금박부분에 다른 칼라를 배색, 보색대비를 통해 강한 이미지를 드러내 왔다. 또한 비비드한 블루와 바이올렛 계열의 강한 색채를 사용해 적대 세력으로서의 성격을 표현하곤 했다.

영조의 딸인 화완옹주(성현아 분)는 정조의 적대세력 중 하나로 전형적인 요부형인 만큼 블랙을 주요 색채로 한 뒤 배합 자체를 강하고 눈에 띄게 했다는 것이 의상팀의 설명이다. 현재 극중에선 모습을 감춘 상태이긴 하지만.

그런가 하면 추후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도 예고된 상황이다. 정조의 새로운 적대 세력으로 지난 4일 49회에 '장태우'(이재용 분)라는 인물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가운데 이혜란 과장은 "극중 장태우라는 인물의 성격과 이재용씨의 이미지를 충분히 고려해 의상에는 주로 연한 색상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앞으로 정조의 인재 등용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실학자들의 의상과 관련해 이혜란 과장은 "실용적이면서도 강한 느낌의 짙은 컬러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한다.

'이산' 의상팀에 따르면 의상의 형태만을 놓고 보자면 실루엣에서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크게 차별화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색채 배합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사실상 시청자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지는 부분이 색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이병훈 PD가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혜란 과장은 "의상 한 벌이 탄생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사실 출연 배우들의 품과 기장만 알면 제작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인데 금박이나 은박이 곁들여지거나 직접 자수를 놓는 작업을 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일단 여러가지 샘플을 만들어 카메라 테스트를 거친 다음 이병훈 PD와의 상의해 실제 쓰여질 등장 인물들의 의상이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조 시대 개막과 함께 변화를 준 '이산' 속 의상들. 사진제공 = MBC]

(고홍주 기자 cool@mydaily.co.kr)





200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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