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사극 '이산'이 막강한 힘을 가진 두 중신, 도승지 홍국영(한상진 분)과 좌의정 장태우(이재용 분)의 치열한 힘겨루기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방송된 대하사극 ‘이산’ 54회에서는 노론벽파 중신들의 살인누명을 쓰고 의금부에 하옥됐던 홍국영이 무죄로 풀려난 후 대비 정순왕후(김여진 분)를 찾아가 장태우를 몰아낼 비장의 카드를 손에 쥐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조(이서진 분)는 절대 중신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홍국영의 말을 믿고 그의 무고함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나섰다. 이에 장태우는 “그깟 간신배 하나 살리겠다고 주상이 제 무덤을 스스로 판다”며 흥분해 의금부에 갇힌 홍국영을 찾았다. 장태우는 “난 너 같은 놈을 뼈 속까지 잘 안다. 주상의 충복인척 하면서 결국 임금의 눈과 귀를 가려 조정을 손에 넣자는 것”이라며 홍국영을 몰아세웠다. 이에 질세라 홍국영은 “반드시 여기서 나가 나 같은 척신이 그 힘을 어떻게 휘두르는지 기피코 보여주겠다”며 맞섰다. 노론벽파 수장인 장태우와 노론벽파의 타도에 앞장서온 홍국영의 기싸움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선 상황.
다행히 홍국영을 향한 정조의 믿음은 헛되지 않았고 형조판서와 공조참판 등을 살해한 자들은 홍국영이 아닌 살주계(노비들이 주인을 살해 하려고 만든 모임) 계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살해당한 중신들이 모두 노비들을 탄압하고 추쇄도감에 몸담았던 자들이란 사실과 죽은 시신들의 손에 적힌 글씨가 종 노(奴)자 임을 간파한 정조가 이들이 노릴 또 다른 중신의 집에 미리 숙위소 관원들을 잠복시켜 그 근거지를 찾아낸 것. 홍국영은 의금부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복귀했고 정조는 그에게 이 일을 마무리할 권한까지 위임했다.
홍국영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지자 장태우는 정조를 찾아가 “홍승지가 전하께 받은 전권으로 독단과 전행을 휘두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범인으로 잡아들인 노비들을 장형과 도형만을 내린 채 풀어주려 한다는 것. 하지만 정조는 오히려 모든 것이 자신이 하명한 일이라고 두둔하며 “이 참에 이 나라 국법을 바꿔 노비를 아예 없애볼까 한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전했다. 장태우는 충격에 휩싸였고 노비 혁파문제로 인한 노론벽파 세력들의 반발이 또 다시 예고됐다.
한편 “장태우를 몰아내고 싶으면 언제든지 날 찾아오라”던 정순왕후의 말을 떠올리던 홍국영은 마침내 그녀를 찾아 가정당으로 들었다. 그동안 정순왕후가 쥐고 있는 장태우의 약점이 무엇일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모아졌던 상황. 정순왕후가 건넨 문서는 장태우가 올린 상소문이었다. 장태우는 젊은 시절 한때 치기에 젖어 선대왕인 영조(이순재 분)가 배다른 형인 경종대왕을 독살하려 한다는 내용의 상소문을 익명으로 올렸고 승정원에 있는 친척을 통해 이를 손에 넣게 된 정순왕후는 이것을 이용해 장태우를 노론의 수장자리에서 몰아낼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홍국영은 정순왕후가 건넨 상소문을 들고 비밀리에 가정당을 빠져나왔다. 그가 어떤 방법으로 장태우의 숨통을 조일지 궁금증이 모아지는 상황. 또 노론벽파의 우두머리로서 정조에게도 꼭 필요한 재목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장태우가 이 상소문 때문에 어떤 고초를 겪게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박선지 sunsia@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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