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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실제 역사에선...홍국영 권력욕에 희생된 비운의 왕자 완풍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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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조은영 기자]

22일 방송된 MBC 대하사극 '이산'의 63회 방영분에서 홍국영(한상진)은 정순왕후(김여진)와 노론세력의 도움을 받아 원빈의 양자로 입후시킨 완풍군을 세자로 책봉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정조(이서진)에 대한 과잉된 충심 안에 숨겨져 있던 개인적 욕망을 수면위로 끌어낸 것이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어린 완풍군은 효의왕후(박은혜)와 담소를 나누던 중 정조의 선정을 이어가겠다는 당돌한 말을 던져 효의왕후를 놀라게 했다.

실제 역사에서 사도세자(이창훈)의 후궁인 숙빈 임씨(양제임씨)의 소생으로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의 장자 완풍군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권력 정쟁에 희생된 불운한 왕자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홍국영은 정조의 후궁으로 들였던 자신의 누이 원빈이 후사 없이 갑작스럽게 병사하자 월화사극 ‘이산’에서 그려진 것처럼 은언군의 장자 담을 원빈의 양자로 입후시켰다. 원빈의 사망 전후 궐에는 효의왕후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병인이란 설이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에 홍국영은 왕위계승권에 깊숙이 개입해 자신의 권세를 이어가고자 한 측면이 크다.

이는 사망한 원빈의 원자가 근본‘원’자로 왕위 계승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후궁은 사용할 수 없는 용어일 뿐 아니라 홍국영이 은언군의 장자 담에게 직접 내린 완풍군이란 직호 역시 정조의 전주 이씨 관향과 자신과 원빈의 풍산 홍씨 관향을 합친 말이란 점에서 그의 야심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홍국영은 완풍군의 직호를 상계군으로 개봉하게 했다. 이를 통해 상계군을 세자로 책립해 본격적으로 집권기반을 다지려 한 것이다. 당시 홍국영을 지지한 송덕상 같은 사람은 중전인 효의왕후가 병을 얻어 후사가 불가능하고 새로 비빈을 간택하는 것도 번거롭기 때문에 정조가 하루속히 완풍군으로 후사를 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정조 즉위 이후 왕위 계승문제에 개입한 홍국영 일당은 물론 은언군과 상계군도 죽여야 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던 정순왕후가 왕실 최고 어른이란 지위를 이용해 정조의 동의도 없이 하루 빨리 비빈을 간택해 후사문제를 해결하라는 한글 교서를 내렸다. 일이 여의치 않게되자 홍국영은 상계군을 버리고 상계군과 그 아버지 은언군은 1786년 역모죄로 귀양가게 된다.

이후 의빈 성씨(한지민)가 낳은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가 5살의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르던 해 상계군 담도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의도치 않은 권력 정쟁에 휘말려 안타깝게 유배됐던 상계군은 그 죽음마저 또 다른 정치적 정쟁으로 사용된다. 홍국영의 심복이자 정조가 깊이 신임해 군영대장을 맡긴 구선복에 의해 문효세자는 물론 상계군 마저 독살되었다는 고변이 들어온 것이다. 정순왕후는 이 모든 사건의 추이를 예견했던 것처럼 행동한다. 정치적 격동기에 왕위계승권자가 아닌 왕자로 태어나 마지막까지 권력 정쟁에 희생된 상계군의 비극이다.

조은영 helloe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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