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선지 기자]

정조 이산(이서진 분)의 충신 홍국영(한상진 분)이 죽음의 문턱에 섰다.

5일 방송된 MBC 대하사극 '이산' 66회에서는 정조를 기망하고 중전 효의왕후(박은혜 분)를 시해하려 했던 대역죄가 드러나면서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되는 홍국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홍국영은 지난 65회 방송분에서 효의왕후를 찾아가 자신이 대비전과 내통한 사실을 정조께는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효의왕후가 이를 거절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모두 함께 능행을 떠난 행궁에서 효의왕후의 음식에 독약을 타 왕비를 독살하려 한 것. 홍국영은 죽은 여동생인 후궁 원빈을 모시던 최상궁을 몰래 데려와 효의왕후가 기로연장에서 먹을 음식에 약을 탈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기로연장에는 원래 계획과는 달리 효의왕후 대신 정조가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준비된 음식은 정조의 상에 놓였다. 그리고 그 음식이 행궁 수랏간 상궁이 아닌 웬 낯선 사람에 의해서 올려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행궁 안은 발칵 뒤집혔다. 다행히 정조의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왕의 찬선에 손을 댄 대역 죄인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들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 시각, 효의왕후 대신 정조가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국영은 하마터면 왕을 독살할 뻔 했던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홍국영은 기로연이 열리기 직전 정조와 다정하게 있는 효의왕후의 모습을 목격하고 곧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최상궁에게 명령한 일을 당장 중단하라는 전갈을 전했던 것. 홍국영은 멀리서 정조를 지켜보며 “소신을 그토록 믿어주던 전하께 죽어도 용서받지 못할 대역죄를 지을 뻔 했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였다.

정조로부터 “나를 시해하려던 자가 어찌 중전이 들기로 한 음식에 손을 댄단 말이냐”는 의문을 전해들은 대수(이종수 분)는 홍국영이 서군관(서범식 분)에게 중전의 꼬투리를 잡아오라고 명령했던 일을 떠올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궁 안을 살피다 홍국영의 수하가 몰래 최상궁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결국 그 수하는 모든 일이 숙위소 대장인 홍국영의 명에 따른 것임을 실토했고 최상궁은 품고 있던 독약을 먹고 그자리에서 자진했다.

모든 죄가 드러나게 된 홍국영은 직접 정조를 찾아 대역죄를 자백했고 고신을 당한 후 옥에 갇혀 죽은 정후겸의 말을 떠올렸다. 당시 세손인 이산을 암살하려했던 죄가 밝혀지며 죽음을 맞게 된 정후겸은 홍국영에게 “잘보고 새겨두라. 이것이 자네가 그토록 원하는 권세의 끝이다.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권세를 두 손에 움켜쥐면 질수록 그 순간은 더 빨리 다가오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결국 정후겸의 말처럼 되고만 자신의 모습에 홍국영은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터뜨리며 권력에 눈이 멀었던 스스로를 원망했다.

실제 역사에서도 홍국영은 효의왕후가 여동생 원빈을 독살했다고 판단해 왕비의 음식에 독약을 넣는 극단적인 방법을 시도했다가 계획이 사전에 발각돼 집권 4년 만에 가산을 몰수당하고 고향으로 쫓겨났다. 이후 화병을 얻어 유배생활 1년 만에 33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날 방송 말미는 정조가 홍국영에 대한 처결문을 내리려는 것으로 장식됐고 이어진 67회 예고편에서 어찌 홍국영에게 죽음으로 죄를 묻지 않을 수 있느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조정 중신들의 모습이 등장하며 정조의 마지막 관용으로 인해 죽음만은 면한 채 유배생활을 떠나게 될 홍국영의 마지막 모습을 예고했다.

박선지 sunsia@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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