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산’ 정조의 두 남자 홍국영과 정약용의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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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조은영 기자]

MBC 월화사극 ‘이산’이 그리는 정조 이산(이서진)의 두 남자 홍국영(한상진)과 정약용(송창의)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다.

우선 조선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며 극 초반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홍국영. 실제 역사에서 보면 홍국영은 특권적 문벌가문 출신의 대단한 야심가로 여자 같이 곱상하고 준수한 외모에 수완 좋고 두뇌회전이 빨라 임기웅변에 능하며 늘상 사용하는 시와 문장은 재치있고 예리했지만 말이 다소 경망스럽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또 어린 시절부터 천하의 모든 일이 내 손 아귀에 있게 될 것이라 호언장담했을 만큼 일반적인 도적관념에서 이해될 수 있는 인물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젊은 시절 홍국영은 성리학아 아닌 실무적인 지식을 지닌 중간계층을 가리키는 시종 무뢰배와 함께 어울려 다니며 술을 마시고 창을 즐기기도 해 사대부들로부터 한량배라 평가되기도 했는데 세손시절 정조는 오히려 다른 사대부와 달리 잡다한 학문과 궁 밖 세상일들을 알려주는 홍국영에게 큰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월화사극 ‘이산’의 홍국영 캐릭터도 이 같은 홍국영의 특징들이 녹아있다. 이분법적 선악구도가 명확한 월화사극 '이산' 안에서 홍국영은 영민한 머리, 뛰어난 위기대처 능력으로 작전을 짜고, 덫을 놓고, 계산을 하는 책사이자 브레인 역할을 자처하며 정조의 현실적 한계를 보완해주는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저 같은 신하가 이런 일을 할 때 다른 까닭이 있겠습니까? 저하의 마음을 얻어 눈에 들어보자는 것이지요” “권세를 탐하지만 그것을 올바르게 쓸 것입니다” 등 거침없는 언변에 시니컬한 매력으로 개인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이 같은 홍국영의 특징들은 현대인들의 호감을 끌어낼 수 있는 면면이 많았기에 극 초반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었다. 물론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홍국영의 행보에 지나침은 있었지만 역사에서와 달리 정조에 대한 충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측면도 많았기에 시청자들에겐 무결점의 도적군자들보단 인간적인 빈틈과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에 반해 홍국영이 물러나고 정조의 새로운 짝패로 등장한 다산 정약용은 홍국영과는 상반된 특징을 가진 인물이다. 월화사극 ‘이산’이 그리는 것처럼 정조가 인재발굴을 위해 종종 성균관 유생들을 대상으로 보았던 특별 시험 대부분에서 1등을 차지하며 정조의 눈에 띈 정약용은 정조와 개혁 성향이 비슷했던 한마디로 코드가 맞는 인물이었다. 또 정조와 정약용 모두 그 임금에 그 신하란 이야기가 나올 만큼 역사, 지리, 법학, 의학, 과학 등 전방위 학문에 도통했던 인물들이다. 때문에 정약용은 탕평책을 힘겹게 이끌어 오던 정조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으며 정치 관료나 기술 관료의 위치 모두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을 많이 제기해 정조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정조 재위 기간 후반 많은 일을 함께 해 나간다.

월화사극 ‘이산’ 역시 백성들을 귀히 여기고 세상 이치와 전방위의 학문을 통달했던 정약용의 다재다능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시니컬함을 부여해 현대적인 캐릭터로 재해석했던 홍국영처럼 정약용에겐 주체할(?) 수 없는 명랑,쾌활함과 아이 같은 천진함을 부여해 전형적인 선비이자 학자의 이미지가 강했던 정약용에게 의외의 매력을 부여했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면 월화사극 ‘이산’에서 그려진 것처럼 술을 잘 못 하고 활 쏘는데 재능이 없었던 정약용에게 정조가 어주를 과하게 내리거나 활 쏘는 훈련을 시키며 애정 어린 장난을 쳤던 기록이 남아있긴 하지만 성균관 담을 타고 넘고 정조가 낸 특별 시험에 번번이 이름을 써 넣는 것을 잊어버리며 반대파인 노론 출신의 영수 장태우 대감 앞에서도 자신이 읽지 못 한 장태우 대감의 문집을 꼭 빌려 읽고 싶다며 아이처럼 설레여 하는 정약용의 모습은 분명 예상치 못 했던 캐릭터의 재해석임은 분명하다. 덕분에 인터넷 상에서 조선의 마키아벨리로 불렸던 홍국영과 달리 천재 학자 정약용에겐 ‘정초딩’이란 귀엽고(?) 친근한 별명이 붙었다.

조은영 helloe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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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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