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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개혁군주는 어디로? 종영 3회 남겨두고 최루성 멜로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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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당초 60회에서 16회 연장을 결정한 MBC 월화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 연출 이병훈)이 27일 73회 방송을 마치고 종영 3회를 남겨놓고 있다.

27일 방송분에서는 71회에 태어난 문효세자(차재돌 분)가 갑작스럽게 홍역으로 죽고 송연(한지민 분)에게까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며 최루성 멜로물로 전개되고 있다.

대하사극 ‘이산’의 연장에는 30%대의 높은 시청률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정조 이산(이서진 분)의 일대기를 조망하겠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극의 흐름이 다소 더디게 진행돼 정조 즉위 이후 분량이 지나치게 적다는 이유였다. 특히 연출자 이병훈PD는 드라마 제작 전부터 “개혁군주이자 조선이라는 나라를 경영하는 CEO적 군주로서의 정조를 그리겠다”고 호언해온 바 정조 즉위 이후의 극 전개에 기대를 가졌던 시청자들도 다수 존재했다.

하지만 정조의 정치적 업적이나 치세에 관한 극 내용은 이산-송연의 애정에 도구로 활용되고 있을 뿐, 드라마 전면에 주제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암투와 갈등의 대상이 정순왕후(김여진 분), 화완옹주(성현아 분), 최석주(조경환 분) 등에서 홍국영(한상진), 장태우 등으로 옮겨갔지만 이도 전반부에 지나치게 공을 많이 들인 탓에 긴장감이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디테일 면에서도 정조의 모습은 즉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산’에서 정조는 즉위이전과 마찬가지로 암살 음모와 정쟁에 몸살을 앓고 있고 정조의 개혁정치는 극의 양념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전면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이산의 암살음모와 궁중 암투는 애초 이산을 보위에 오르지 못하게 하려는 반대 세력의 수작이었던 바 이미 보위에 오르고 난 이후엔 긴장감이 확연이 떨어질 수 밖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송연의 입궁 이후 송연에게 회임 과정과 문효세자의 탄생 및 죽음으로 전개되는 과정묘사에 치우쳐 정조의 가장 큰 업적중 하나인 수원성 축조는 지나치게 소외되고 있다.

전개 방식도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다. 문효세자의 탄생과 죽음까지 약 5년여의 시간이 단 3회에 걸쳐 진행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2~3년 씩 뛰어넘기를 반복하는 것은 비단 정조의 정치적 역량이나 왕도정치의 꿈을 묘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산-송연의 애정선을 따라 가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를 추리기 위한 방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73회에는 송연이 죽음을 앞두고 정조와의 안타까운 이별을 그리는 최루성 장면들로 한회를 가득 채우면서 정작 정순왕후의 또 다른 음모와 수원성 축조과정은 지나치게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큰 주제의식 만큼 끝까지 의미있는 결말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이산’이 어떤 모습으로 대미을 장식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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