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살린 감초연기의 힘 어디까지(종영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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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보현 기자]

9개월 동안 월화드라마 자리를 지켰던 MBC 대하사극 '이산'(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 김근홍)이 마지막회 77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이산과 그를 둘러싼 역사 속 인물들을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산'에서 등장하는 장면마다 웃음을 준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코믹연기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감초연기자들이다. 전체적으로 진지했던 월화드라마 ‘이산’에서 유일무이하게 웃음을 줬던 그들은 양념역할을 넘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부각됐다.

★‘이산’ 최고의 감초연기, 달호-막선

궁에 이산(이서진 분)과 송연(한지민 분)이 있다면 궁밖에는 달호(이희도 분)와 막선(경인선 분)이가 있다. 이들은 이산과 송연 못지않은 이루기 힘든 사랑을 보여주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은 시시때때로 닭살커플과 질투의 화신 등으로 변해 ‘이산’을 보는 내내 웃음을 줬다. 때로는 절절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낸 이들의 사랑은 ‘이산’의 그 어떤 커플보다 적극적이었고 현실적이었다. 진중하지는 않지만 가볍지만은 않았던 그들의 사랑과 행동은 ‘이산’의 또 다른 재밋거리였다.

이들은 자신의 사랑 뿐 아니라 이산과 송연의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두 사람을 보면 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 이산을 비롯해 대수와 송연에게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 누구보다도 걱정했고 경사가 있으면 무료주막을 열어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달호와 막선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마다 등장해 웃음을 주며 극의 완급조절을 맡아 ‘이산’ 최고의 감초연기를 선보였다.

★폭소만발의 주인공, 이천

‘이산’에서 그동안 임현식이 맡은 ‘허준’의 임오근과 ‘대장금’의 강덕구를 이을 감초배역은 누구일까. 그 주인공으로 이천(지상렬 분)을 주저없이 꼽을 수 있다.

도화서의 화원인 이천(지상렬 분)은 집안 대대로 화원 출신으로 숨겨진 재능을 가진 인물. 이천은 지나치게 명랑하고 실없는 소리를 자주 해 핀잔받기에 일쑤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이천은 도화서 출신답게 송연과 자주 등장해 그녀를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천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코믹하지만 극의 흐름을 깨지않아 극의 맛을 살리는 존재가 됐다. 이천 역의 지상렬은 ‘대장금’에 이어 ‘이산’까지 연달아 이병훈 사극의 감초역할을 맡아 임현식과 함께 이병훈 사극의 대표 감초연기자로 발돋움했을 뿐 아니라 개그맨이 아닌 연기자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악녀에서 송연의 열렬한 지지자로, 초비
초비(이잎새 분)는 초반 송연을 괴롭히는 악녀에서 극의 중반부터 송연의 절대적인 지지자로 변했다. 이렇게 초비의 성격이 달라졌지만 그중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초비의 코믹연기.

초비는 익살스러운 표정연기와 말투로 극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천과의 러브라인이 점쳐졌던 장면은 초비의 감초연기가 돋보였던 대목. ‘이산’ 24회에서는 이천이 초비에게 고백을 거절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초비는 기다렸던 대수대신 느닷없이 이천이 와 “너와 나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하고 떠난 후 당황하고 실망한 듯한 익살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초비의 표정연기가 돋보였던 이 부분은 이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이후 초비는 송연의 상궁이 돼 천방지축이지만 물심양면으로 송연을 보살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산' 감초연기의 번외편, 임현식 무한도전

감초연기 왕의 귀환으로 화제가 됐던 임현식의 ‘이산’ 특별출연. 임현식의 특별출연은 짧았지만 강한 느낌을 줘 “역시 임현식”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동안 이병훈PD의 대표작 ‘허준’ ‘상도’ ‘서동요’ ‘대장금’ 등에서 감초연기를 보였던 그의 특별출연은 이 감독과의 인연으로 이뤄졌다.

임현식은 ‘이산’ 53회에서 어진을 네번이나 그려 도화서 최초로 종 4품 장령에 올랐던 화원 장홍복으로 등장했다. 장홍복은 당대 최고의 화원이었지만 도화서를 떠나 잠적생활을 하는 춘화의 대가. 이날 방송에서 임현식은 지상렬과 콤비를 이루며 녹슬지 않은 코믹연기를 보여 지상렬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토요일의 강자 ‘무한도전’ 여섯 멤버들도 ‘이산’에 카메오로 출연해 감초연기를 보였다. 예능프로그램이 드라마에 보조출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더군다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무한도전’과 ‘이산’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주막손님 청나라사신 포졸 짐꾼 가마꾼 등으로 등장했다. 2회에 걸친 ‘무한도전’의 깜짝 출연은 ‘이산’ 35~36화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사진 = 이희도 경인선 이잎새 지상렬 임현식 유재석 정준하)

서보현 zmsdodch@newsen.com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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