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정조의 일대기, 힘든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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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배우 이서진이 지난 9개월간 쉼 없이 정조의 일대기를 그려온 소감을 전했다.

MBC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이산'에서 정조 역을 맡았던 이서진은 17일 방송된 '이산 스페셜-대수, 이산을 말하다'를 통해 9개월여 힘든 여정을 끝낸 속내를 털어놨다.

처음 배우 이서진이 조선 최고의 군주라는 정조의 일대기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던 것이 사실. '이산'에는 영조 이순재가 있었고 견미리, 조경환, 이희도, 김여진 등 소위 이병훈 사단의 사극 연기 달인들이 대거 포진해있었다. 그들에 비해 이서진은 애송이었고 배역의 경중과는 관계없이 혹독한 평가를 받아야 했다.

드라마 초반 영조(이순재)의 카리스마에 상대적으로 유약한 이산을 연기해야 할 때만 해도 이서진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군주답지 않은 유약함과 판단력, 추진력이 부족한 패배주의자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가슴을 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최종회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서진에게 영조의 카리스마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시청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서진은 본인만의 정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보다 인간적인 군주의 모습이었다.

이서진은 정조를 연기하면서 그의 일대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한 사람의, 그것도 500년 왕조사에서 가장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임금으로 평가되는 조선조 제 22대 정조의 일대기를 연기로 녹여낸다는 것은 자체 만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서진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되는 모습이라던가 (정조가) 사람을 떠나보내는 부분에 있어 좀 더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과정 이나 변화를 연기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특히 정조와 생의 일부를 함께 한 측근들을 떠나보내는 장면은 이서진의 매번 다른 눈물 연기로 그 절절함을 더했다.

이서진은 "이 사람들을 어떻게 다르게 보낼 것인가 준비를 했었다"고 전하며 "영조는 할아버지로서 인생의 스승으로서 정조와 함께 해왔던 인물이다. 홍국영은 신하이자 친구와도 같은 인물이었고 송연이는 어렸을 때부터 애절하게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이 세 사람을 어떻게 다르게 보낼까 마음 속에 염두를 많이 했었다. 무엇보다 송연이를 보낼 때 가장 슬프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언급했듯 이서진은 정조 이산을 연기하며 패배주의자의 모습부터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했다. 대리청정을 통한 금난전권의 실패로 인한 자괴감과 이를 극복하며 군주로 성장하는 과정, 아버지 사도세자(이창훈)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이로 인한 인간적 분노, 송연에 대한 애틋한 감정 등 77회라는 장대한 스케일 속에서 이서진이 표현해야 할 감정은 무궁무진했다. 그리고 이서진은 이를 성장이라는 주제 속에 녹여내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이서진의 평가는 '이산' 전과 후로 나눠질 것이다. 그만큼 배우 이서진에게 '이산'은 특별한 존재며 앞으로 이서진으로 인해 '이산'도 우리 사극 역사상 가장 특별한 군주의 캐릭터로 기억될 것이다.

한편, 지난 9월 닻을 올린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김근홍)은 16일 77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후속작으로는 김선아, 이동건 주연의 '밤이면 밤마다'가 23일 첫 전파를 타며, 앞서 17일 '이산'의 종영을 기념하는 스페셜 방송이 편성됐다.

[정조의 일대기를 그려온 소감을 전한 이서진. 사진=MBC 화면캡처]

(고홍주 기자 cool@mydaily.co.kr)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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