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PD, 정조 죽는 모습 안보여준 이유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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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극 ‘이산’이 16일 정조의 임종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끝난 데 대해 이병훈PD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훈 PD는 “그동안 ‘이산’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면서 영조, 정후겸, 홍국영, 성송연, 등 많은 인물이 죽어 시청자들이 인물들의 죽음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성송연의 죽음은 정조의 아픈 가슴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정조를 죽이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괴로움이다”면서 “정조 관련 소설과 영화에서는 독살설이 나오고 있지만 정설도 아니고, 죽는 장면을 시청자들이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로 정조의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정조가 죽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정조의 개혁 정신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PD는 “정조가 죽으면 개혁도 중단된다는 이미지가 심어진다”면서 “정조의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채 동무이자 신하인 대소(이종수)가 개혁사상과 정책을 이어간다는 것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병훈 PD는 다음 작품은 임금이 등장하는 정치 상황은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PD는 ““정치적 상황을 이야기할때는 해야겠지만 세종대왕 같은 공덕 많은 훌륭한 임금보다는 굴곡 많고 파란만장한 임금에 더 많은 애착을 느낀다”면서 “임금 이야기는 이제 보류해두고 허준 상도 대장금 같은 인물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금을 소재로 다루면 극적 재미를 위해 창작을 하기가 어렵고 고증을 어길 때는 괴로움도 수반된다는 것.

이병훈 PD의 수첩에는 역사속 인물과 사건 등 사극 소재로 다룰 수 있는 많은 아이템이 들어있다. 이른바 ‘이병훈 파일’에는 소서노도 있었고 김홍도, 선덕여왕도 있었다.

이 PD는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없는 아이템이 언젠가는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면서 “소서노 등은 이제 만들 수 없지만 다른 인물들도 많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다음 작품은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말쯤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200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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