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 열일곱 문희(강수연)는 지하 단칸방에서 어머니 하수정(김희진)과 단 둘이 살아간다. 친구들은 수업 끝나면 개인과외로 학원으로 달려가고, 그도 안되면 자율학습에라도 참가하지만. 문희는 수업이 끝나면 헐레벌떡 돼지갈비집으로 뛰어간다. 가위에 집개들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뛰어다니며 고기 잘라주고. 상 치우고.. 슬슬 손님 떨어지는 열한시부터는 시커멓게 눌러 붙은 불판을 닦고. 자정 넘어 밤이 이슥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문희가 아주 어렸을 때, 하수정은 꽃집도 하고. 빵집도 하고. 몇 명의 남자들과 사랑도 했었는데, 지금 수정에게 남은 것은 가난과 우울증과 목숨보다 귀한 문희 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날 수정은 아이몰 백화점 문현철(이정길) 회장이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30억원을 기탁한 뉴스를 보게 되고, 수정은 문희에게 편지봉투를 건네며 문현철 회장을 찾아가 편지를 전해주라고 심부름을 보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