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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불륜 ‘콩가루 드라마’ 욕먹어야 뜬다?
‘하늘이시어, 이것이 정녕 행복한 여자란 말입니까.’

얽히고설킨 가족관계의 파행이 점점 독해지고 있다. KBS2 ‘행복한 여자’와 MBC ‘내 곁에 있어’ 등이 파행 가족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독하게 꼬일수록 시청률은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 기이한 현상이다.

‘행복한 여자’의 지연(윤정희)과 태섭(김석훈)은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태섭의 의붓아버지가 지연의 생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잠시 양가의 관계 설명이 필요하다. 지연의 생부 종민(장용)은 외도로 낳은 딸 지연(윤정희)을 아내 원희(고두심)에게 키우게한 뒤 이혼한다. 이후 홀로 아들 태섭(김석훈)을 키우고 있던 태섭엄마(박순천)와 재혼했다.

복잡한 가족사를 알게 된 당사자들은 충격에 사로잡혔다. 고두심은 전남편이 딸의 시아버지가 될 것을 반대하며 이혼이라도 하라고 종용한다.

시청자들 역시 충격을 받았다. 시청자게시판에는 “납득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인물관계”라는 지적과 함께 작가의 집필 의도에 대한 비판까지 이어지도 있다. 특히 고두심과 윤정희는 다정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강조된 인물이라 파행관계 속에 극단의 선택을 감행하는 캐릭터에 대해 호소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주인공 윤정희는 지난해 SBS ‘하늘이시어’에서 친모가 시어머니가 되는 설정 이후, 또다시 친부가 시아버지가 되는 해괴한 상황에 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여자’는 평균시청률 30%을 기록하는 인기작이다.

MBC 아침극 ‘내곁에 있어’도 폭로전에 속도가 붙었다. 장선희(최명길)는 고등학교 때 국어 과외선생과 사랑에 빠져 어린 나이에 아이들(이윤지, 백종민)을 낳지만 친정엄마(정혜선) 손에 이끌려 과거를 감쪽같이 속인 채 의사(임채무)와 결혼했다. 재혼해 낳은 딸 민지애(김정민)는 유망한 의사 최동건(박상민)에게 흠뻑 빠져 있는데, 동건은 서은주(이윤지)가 맘에 밟힌다. 한 남자를 두고 자매가 연적이 됐다. 천륜을 저버린 외할머니 정혜선은 이윤지를 방해하기 위해 패악을 부린다.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평균 시청률 15%를 웃돌고 있다.





 
 
MBC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전형적인 불륜드라마다. 첫사랑인 성현아와 이재룡이 결혼 후 다시 만나면서 두 가정이 위기를 맞는다. 이에 이재룡의 여동생 역인 김지우와 성현아의 시동생 채진건이 사랑에 빠지면서 양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친다.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아들의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사람과 관계된 인물이라는 이유가 어른들에게는 마뜩찮게 보였다. 이 작품 역시 평균 시청률 20%를 얻고 있는 인기작이다.

시청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뒤틀린 가족사의 총망라는 아닐 테지만 일단 시선을 사로잡은 이상 배배 꼬인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지 지켜봐야 하겠다.

스포츠칸 조상인 기자




2007.06.12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