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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부들이 TV 시청률을 좌우하는 주 시청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높은 시청률로 안방극장을 주름잡는 인기 드라마에는 항상 '아줌마가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 그런데, 요즘 이러한 드라마에는 젊은 배우가 부럽지 않은 패션 감각을 뽐내는 이른바 '스타일리시 맘'들이 등장해 3·40대 주부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들 '스타일리시 맘'들은 뽀글파마 등 평범하고 특징이 없었던 '아줌마 패션'을 거부하고, 옷과 장신구들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표현한다. 대중매체속의 이들은 단순한 전업주부를 넘어서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데다 경제적 능력, 자기 표현력이 강한 요즘 주부들을 대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9일 마지막회까지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SBS '내남자의 여자'의 '국민언니' 하유미가 대표적인 예. '하유미 스타일' 패션의 옷입기 요령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법한 기본 니트나 원피스 차림에 눈에 띄는 선글라스나 주얼리 같은 스타일리시한 패션 아이템의 매치로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표현하고 있다.

한 패션 관계자는 "극중 하유미의 스타일은 현대적이며 도시적 감각에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소위 강남 아줌마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부들 사이에선 드라마가 끝난 뒤 줄거리와 함께 그녀가 착용한 목걸이나 패션 등 스타일이 주요 화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하유미에게 장미 목걸이를 협찬한 쥬얼리 업체 측은 "2회에 걸쳐 잠깐 노출되었을 뿐인데, 주부들이 워낙 눈썰미가 있고 입소문이 세기 때문에 고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MBC '내곁에 있어'의 최명길은 어쩔 수 없이 두 아이를 버리고 의사와 재혼한 뒤 모정을 품고 사는 여자 장선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과거를 숨기려고 불안하고 조급해 하면서도 겉모습은 한없이 고상하고 우아하다.

드라마속 그녀는 전체적인 실루엣은 단순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녹색에나 네이비같은 원색의 블라우스나 재킷을 입는다. 거기에 의상의 컬러를 고려한 진주목걸이 등으로 우아함을 강조한 '페미닌(Feminine) 엘레강스 룩'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감한 화이트와 블랙 진주가 경쾌하게 반복됨과 동시에 중간중간 들어가있는 컬러스톤의 포인트가 그녀를 더욱 스타일시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예전 드라마에서는 과거가 있는 여자 주인공 들이 그 옛날 여려운 시절과 현재의 상반됨을 표현하기 위해 과도한 화려함이 코드였지만, 최근에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개성을 멋지게 표현하기 위한 '스타일리시맘'들이 안방극장을 수놓고 있다. 또한, 한창 방영중인 MBC '신 현모양처'나 내주에 방영될 '강남엄마 따라잡기' 같은 드라마의 중심에도 '아줌마'가 포진되어 당분간 '스타일리시한 엄마'들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같은 아줌마로서 대변인 같은 배우들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낄 뿐 아니라 이러한 '스타일리시맘'들을 보면서 매일 옷장문을 열며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팁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데일리 이은주 기자 er@mydaily.co.kr